-‘생계형 일용직, 갑작스런 입사 일정 어떻게…’ vs ‘예비군도 헌법에 있는 신성한 국방의 의무’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 회사원 문모(27)씨는 최근 동원훈련소집 통지서를 전달받고도 훈련에 불참했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문씨는 당일 갑작스럽게 회사에서 중요한 업무를 처리해야 돼 훈련에 가지 못했다고 항변했지만 처벌을 피할 순 없었다. 병무청이 지정한 16개 불참사유에 해당하지 않을 뿐더러 미리 통보하지도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동원훈련 불참으로 형사처분된 이들이 매년 전국적으로 123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본지가 최근 4년 간 전국 법원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2011년 119명이 병역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 내지 집행유예, 선고유예 등의 형사처분을 받았다.
2012년에는 108명, 2013년 159명, 2014년 108명이 사법처리 대상이 됐다.
판결문을 보면 대부분 “정당한 사유 없이 무단으로 동원훈련에 불참했다”고 문제삼고 있다.
그러나 병무청이 정한 정당한 사유의 범위는 천재지변, 직계 존ㆍ비속의 사망, 출국, 교도소 수감 등으로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생계 때문에 하루도 시간을 빼기 어려운 영세 자영업자나 일일 근로자 등의 반발이 거세다. 갑자기 중요한 일정이 생겨 참여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있다.
병무청 관계자는 “미리 사유서를 내 연기하지 않고 동원훈련에 무단으로 불참할 경우 바로 형사 고발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다”며 “지역 예비군 중대에서 하는 향방 훈련도 추가 보충 훈련에 계속해 불참할 경우 형사 고발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법원은 생계 곤란을 이유로 7차례 향방기본훈련 및 작계보충훈련에 빠진 자영업자 정모(35)씨에게 “훈련소집 통지서를 아내를 통해서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훈련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참했다”며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예비군 훈련 불참자들을 무조건 형사처벌하기보다는 행정처분을 내리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재경지법 출신 모 변호사는 “훈련 불참으로 전과자가 되는 것에 대해 국방부 내에서도 형사처벌이 합당하냐는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벌금형 같은 형사처벌이 아닌 과태료라는 행정처분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기본적으로 형사 고발이 병무청이나 관할 예비군 중대에서 이뤄지면 법원은 이것에 대해서만 관계법령에 따라 선고하는 입장으로 그 사유에 대해서는 고발 주체가 판단할 영역”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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