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 가까이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성완종 리스트’ 의혹 관련 수사가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의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끝으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하지만 망자(亡者)의 마지막 폭로를 둘러싼 진실게임, 정권 실세에 대한 미온적인 검찰 수사 등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점들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成 -리스트 8인방’ 누가 거짓말하나=수사팀은 법조계 안팎의 관측대로 홍준표 경남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 등 2명에 대해서만 불구속 기소하고 다른 6명은 무혐의로 처리했다.
리스트 인사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홍 지사는 “성완종과 아무 관련 없고 가장 먼 거리에 있는 저만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옭아매어 뒤집어 씌운 검찰의 이번 결정은 그 어떤 이유로도 수용할 수 없다”며 “(메모에서) 홍준표에 대한 것만 사실이고 다른 분들 것은 모두 허위였단 말인가”라고 강하게 항변했다.
이 전 총리 측도 “분통하고 억울한 일이 벌어진 만큼 법정에서 결백을 입증하겠다”고 토로했다.
반면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은 “검찰의 무혐의 결정으로 성 회장 사건과 관련한 모든 의혹과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기름이 물 위에 뜨듯 진실은 항상 거짓을 이기고 밝혀지게 마련”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친박 실세 계좌추적 왜 안했나=수사팀은 홍 지사와 이 전 총리를 제외한 나머지 6명에 대해선 따로 압수수색이나 계좌추적조차 하지 않았다. 친박 실세들에 대해 “처음부터 수사 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친박 핵심인 홍문종 의원의 경우 성 전 회장은 생전 인터뷰를 통해 금품 제공 액수(현금 2억원)와 시점(2012년 대선), 장소(사무실) 등을 밝혔다. 그가 남긴 메모지에도 ‘홍문종 2억’이라고 적혀있다.
그러나 검찰은 수사에 착수한 지 두 달여가 지난 뒤에야 홍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한 차례 소환하는 데 그쳤다. 계좌 추적 등 강제 수사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녹음된 진술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나 증거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똑같이 공소시효가 지나 ‘공소권 없음’ 처분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씨에 대한 수사에서도 온도차를 보였다. 김 전 실장에 대해선 소환없이 서면 조사에 그친 반면 노씨에 대해서는 “성 전 회장의 특별사면 대가로 5억원 가량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혐의 사실을 구체적으로 언급해 논란이 일었다.
▶특검은 진실 밝혀낼까=수사팀은 82일의 활동 기간 동안 140명을 조사하고 33곳을 압수수색하는 등 대대적인 수사를 벌여 방대한 자료를 확보했다. 경남기업의 현장전도금과 서산장학재단 등 비자금 흐름을 면밀히 파악하고, 의혹 당시 성 전 회장의 일정과 동선을 거의 대부분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자료수집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증거인 ‘비밀장부’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났다.
향후 특검 수사가 본격화할 경우 드러나지 않은 진실이 규명될 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특검이 수사를 시작할 경우 이 같은 지난한 과정을 다시 반복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이미 의혹이 제기된 지 시간이 상당히 흘렀고 당사자들도 여기에 대한 만발의 대비를 마친 상황이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은 수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양대근ㆍ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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