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섹션] 아마존, 디즈니, HP, 마텔 그리고 오큘러스VR까지. 현재 각 분야 세계 최고의 자리에 있는 기업들이다. 하지만 그 시작은 매우 ‘겸손’했다. 당시 돈 없는 젊은이에 불과했던 창업자들은 처음 사업을 시작하면서 마땅한 공간을 마련하지 못했다. 결국 그들이 선택한 곳은 ‘차고(garage)’였다. 하지만 좁고 허름한 그곳에서 세상을 바꾼 컴퓨터와 온라인 서점, 만화영화, 장난감이 탄생했다. 창업자들도 덩달아 슈퍼리치 반열에 오르면서 차고는 세상을 바꾼 사업의 발상지가 됐다. ▶디즈니=전 세계 어린이들의 영원한 친구 ‘디즈니 제국’도 시작은 어두컴컴한 차고였다. 1923년 창업자 월트 디즈니(Walt Disney)는 LA에 있는 삼촌 로버트 디즈니의 집 차고에서 형 로이와 함께 ‘퍼스트 디즈니 스튜디오(The First Disney Studio)’를 설립했다. 이름만 스튜디오일 뿐 그저 차 한대가 겨우 들어갈 규모의 허름한 차고였다. 여기서 그들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원작인 ‘앨리스 코미디(Alice Comedies)’ 시리즈를 제작했다. 차고에서 시작한 디즈니는 80년이 지난 지금 매년 화려한 애니메이션과 영화 등을 선보이며 어린이 사업부문에서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더불어 월트 디즈니도 세상을 떠난 지금까지 여전히 ‘애니메이션의 거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가치로 추정한 월트 디즈니의 자산은 50억달러(한화 약 5조5200억원)에 달한다.
▶HP=스탠퍼드대 동창생이었던 빌 휴렛(Bill Hewlett)과 데이브 패커드(Dave Packard)는 1938년 팰로 앨토에 있는 패커드의 집 차고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두 사람에게 주어진 건 단돈 538달러와 중고 드릴이 전부였다.
하지만 그들은 곧바로 음향 발진기를 첫 제품으로 내놨다. 그 최초 구매자는 역시 ‘차고 출신 기업가’인 월트 디즈니였다. 당시 영화 ‘판타지아’를 만들고 있었던 디즈니는 음향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HP 차고에서 음향 발진기 8대를 사갔다. 두 사람은 2년 만인 1940년 차고에서 벗어나 임대건물로 사옥을 옮기고, 직원들에게 크리스마스 보너스를 지급하며 회사의 빠른 성장을 자축했다.
하지만 패커드가 그 집을 팔고 떠나면서 몇 차례 집 주인이 바뀌고, 구조도 변경됐다. 1980년대 초에 이르러서야 팰로 앨토 시민단체와 HP 직원들 그리고 경영진이 합심해 차고를 보존하는 데 나섰다. 그 결과 1987년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차고를 유적지로 지정하고, ‘실리콘 밸리의 발상지’로 공식 선언했다. HP사도 2000년에 차고 부지를 사들이고, 보존을 위해 전면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차고 내부는 개방이 안 되지만 80년전 HP 창업자들이 남긴 흔적을 확인하려는 방문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빌 휴렛은 2001년 사망하기 직전 자산이 90억달러(한화 약 9조9500억원)로, 당시 미국인 부호순위 26위(포브스 기준)에 오른 바 있다.
▶마텔=마텔은 전 세계 여자아이들의 선물 1순위로 꼽히는 바비인형 제조사다. 하지만 마텔이 처음 생산한 건 인형이 아니라 그림액자였다. 창업자 해롤드 매트 맷슨(Harold “Matt” Matson)과 엘리엇 핸들러(Elliot Handler)는 1945년 차고에서 액자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액자 물량이 남아돌자 두 사람은 이를 처치하려고 머리를 싸맸다. 그들은 액자를 활용해 인형의 집을 만들어 내놨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사람들은 액자보다 인형의 집을 더 많이 사갔다. 이것이 바로 마텔이 인형사업으로 전환하게 된 계기가 됐다.
현재 마텔은 미국에만 9개의 사옥을 갖고 있으며 40여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는 세계 최대 완구회사로 성장했다.
▶오큘러스VR=오큘러스 VR의 창업자 팔머 러키(Palmer Luckey)는 어렸을 때부터 집에서 늘 각종 기기를 손에 쥐고 살다시피 했다. 부모님은 그런 아들에게 아예 차고를 개인 작업실로 내줬다. 러키는 차고에 틀어박혀 비디오게임 콘솔을 개조하고, 고장난 아이폰을 수리해 되팔아 용돈을 벌었다. 컴 퓨터를 비롯한 전자기기들도 뚝딱뚝딱 만들어 냈다. 그저 본인이 갖고 놀려고 차고에서 만들었던 것 중 하나가 지금은 전 세계인들의 ‘차세대 장난감’으로 주목받고 있다. 바로 가상현실 헤드셋 ‘오큘러스 리프트’다. 당시 19살이었던 그는 부모님의 차고 덕분에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제품 개발에 몰두할 수 있었다. 차고에서 작업하던 러키는 이제 페이스북 본사 맨 꼭대기층에 자신만의 방을 갖고 있다. 2014년 3월, 무려 20억달러(한화 약 2조1600억원)를 받고 페이스북에 회사를 매각했기 때문이다. 현재도 오큘러스 사업은 러키가 맡아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아마존=뉴욕 월가의 투자회사 디이쇼(D.E. Shaw)에 다니며 고액 연봉을 받던 제프 베조스(Jeff Bezos)는 1994년 여름 갑자기 사직서를 제출했다. 인터넷의 폭발적인 성장을 내다봤던 베조스는 창업에 나섰다. 먼저 시애틀 벨뷰(Bellevue) 외곽에 있는 월 890달러짜리 집에 세를 얻어 들어갔다. 그해 베조스는 집 차고에서 ‘아마존닷컴(Amazon.com)’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서점을 선보였다. 드디어 1995년 7월 첫번째 책이 팔렸고, 2년 뒤인 1997년 기업공개(IPO)를 했다. 작은 차고에서 4명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20년이 지난 지금 직원 수 10만명의 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로 성장했다. HP 때부터 시작된 실리콘 밸리의 ‘차고 스타트업 전설’을 이은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베조스의 개인 자산도 현재 394억달러(한화 약 43조5400억원)에 달한다.
한편, 아마존은 2016년 완공을 목표로 시애틀 도심 한복판에 유리로 된 3개의 돔형 신사옥을 짓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약 30만㎡ 부지 위에 나무가 자랄 수 있는 24~27m 높이의 거대온실을 세울 계획으로 알려졌다. 신사옥 건설을 위해 아마존은 2012년 12월, 해당 부지를 2억750만 달러(약 2300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