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무역량 감소·저유가 등 원인…전분기 대비 3% 감소 7조5000억弗 9월 예정 美금리인상 방패막 약화 우려
신흥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가 빠르게 말라가고 있다. 외환보유고는 통화변동성을 견딜 수 있는 지를 가늠하는 척도다. 이르면 9월 예정인 미국 금리인상의 충격파를 신흥국이 견뎌낼 여력이 적어지고 있는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국제통화기금(IMF)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1분기 신흥국 중앙은행 외환보유고는 전분기 보다 2220억달러(3%) 감소한 7조5000억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2009년 1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다. 지난해 중순 이후로는 무려 5420억달러(6.7%)가 감소했다.
원인은 달러 강세다. 강달러에 유로화, 엔화 기준 외환보유액이 줄었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외환보유액 감소액의 약 40%는 이러한 통화변동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이유로 세계무역량 감소와 성장 둔화가 꼽힌다.
IMF는 신흥국 외환보유 총액이 지난 10여년간 무역흑자와 자본유입에 힘입어 1999년에 6106억달러에서 지난해 6월 사상 최대인 8조1000억달러까지 늘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올들어 세계 무역 둔화, 강달러, 원유 등 원자재 가격 하락, 국내 정치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신흥국 외환보유고를 가파르게 줄어가고 있다도 우려했다.
특히 1분기 신흥국 외환보유 감소액의 절반 가량인 1130억달러는 중국에서 사라졌다. 무역흑자 급감, 자본유출을 겪은 중국은 중앙은행이 자국 통화를 방어하기 위해 달러를 내다 팔았다. 이로 인해 중국 외환보유액은 3조7000억달러로 감소했다. 러시아 또한 저유가와 서방의 경제제재 여파에 루블화를 방어하기 위해 외완보유액 일부를 처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나이지리아, 말레이시아는 원자재 수출 감소로 외환보유고가 줄었다. 산유국 베네수엘라의 외환보유고는 5월 기준 179억달러로, 12년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국제금융협회(IIF)는 터키, 남아공,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의 외환보유고는 단기 외부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성장률 둔화, 낮은 외환보유고, 통화약세 등이 맞물려 이들 국가에 경제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더욱 크다는 평가다.
JP모건은 올해 신흥국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금은 239억달러가 빠져나갔고, 신흥국 통화 지불 채권에서도 2억달러 가까이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했다.
한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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