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왜곡된 밴(VAN) 시장 구조를 개편하는 방안으로는 크게 두가지 방향에서 논의되고 있다. 우선 하나는 현재 건당 100~170원하는 밴 수수료를 정률제로 바꾸는 것이다. 현재 A카드사가 정률제로 밴 수수료를 바꾸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한 축은 영세 소상공인 가맹점만을 대상으로 한 ‘소상공인 전용밴’ 도입이 거론되고 있다. 기존 밴 사업자 중심의 시장 구조를 가맹점이 밴 수수료를 결정하는 소비자 중심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일종의 수수료 인하 주사를 놓아 연쇄 효과를 불러 일으켜 시장의 자정을 꾀하자는 애기다. 특히 일각에선 소상공인 전용밴을 도입할 경우 현재 밴 수수료를 33원까지 대폭 낮출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어 ‘소상공인 전용밴’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소상공인 전용밴 도입…가맹점 수수료 0.3% 인하=‘소상공인 전용밴’은 수익성을 추구하는 기존 밴과는 달리 영세 소상공인 가맹점과 공공 부문만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매출거래 승인 및 매입대행 등을 수행하는 밴사를 지정하자는 게 골자다. 사업자는 비영리단체 혹은 소상공인 지원에 필요한 자격을 갖춘 업체를 금융위원회와 중소기업청이 협의해 지정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상공인 전용밴을 도입하게 되면 영세 소상공인 뿐 아니라 일반 가맹점에도 연쇄적인 수수료 인하 효과를 불러 올 수 있다”며 “최근 2개 사업자를 선정한 IC카드 단말기 교체 사업 역시 이와 같은 밴 수수수료 인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 신용카드 VAN시장 현황분석’(삼일PWCㆍ2013년)에 따르면 밴 업계 전체 매출은 1조1269억원으로 이 중 신용카드 밴 업무 매출은 8694억원에 달했다. 특히 밴 업계 전체의 리베이트 비용이 6086억원에 달한다(2013년 서부지검ㆍVAN사업자 선정 관련 비리사건 종합수사)는 점을 감안하면, 밴 수수료의 70% 가량이 리베이트 등으로 지급되고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70% 가량 차지하는 리베이트 비용만 없애더라도 밴 수수료를 70%정도 인하할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며 “이렇게 되면 현재 밴 수수료를 33원까지 대폭 낮출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소상공인 전용밴 수수료를 적용하게 되면 가맹점 수수료 대비 밴 수수료는 평균 31.99%에서 14.27%로 크게 줄어든다”며 “이에 따라 5만원 미만 거래에선 가맹점 수수료를 약 0.37% 인하 효과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평균적으로 보면 가맹점 수수료율이 0.3% 정도 인하될 수 있다는 것이다.

▶땅 짚고 헤엄치기식 밴 사 구조개편 도화선 되나=소상공인 전용 밴 도입은 밴 수수료 인하와 함께 땅 짚고 헤엄치기식 영업을 하고 있는 밴 사의 구조를 개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IC카드 단말기 교체 사업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4개 밴사의 과거 10년간 누적 당기순이익은 8780억원으로 배당지급액만 7500억원, 배당성향은 85.4%에 달한다”며 “땅 짚고 헤엄치기식 밴 사의 구조를 개편하기 위해선 소상공인 전용밴 도입 같은 적극적인 금융정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사모펀드 등 외국계 자본이 밴 사의 지분을 대부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높은 배당률은 밴사들이 신기술 등 인프라 투자와 공공사업에 인색하는 대신 제 배만 두둑히하려는 것”이라며 “국부유출 우려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이번에는 왜곡된 밴 시장의 구조개편을 마무리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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