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마름 논 즐비, 밭작물 생육부진 1만3천여세대 3만여명 비상급수 채소류값 급등세 식탁물가 위협 “물 공급·농산물 수급안정 총력”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가뭄까지 덮치면서 민심이 타 들어가고 있다. 강수량 부족 현상이 계속되면서 경기, 강원 등에서는 논, 밭에 댈 물이 부족해 파종이 늦어지고 있고 심지어 식수원까지 고갈되고 있다.
모내기를 끝내야 할 시점이지만 물마름 현상으로 빈논이 즐비하고, 밭에도 채소를 비롯한 작물들이 생육부진에 시달리면서 출하량이 급감할 것이 확실시 된다. 이를 틈타 이미 채소류의 가격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농어촌공사 등에 따르면 최근 들어 인천, 경기, 강원, 경북지역 20개 시ㆍ군 2592ha에서 모내기 지연(685ha)과 논 물마름(1907ha)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인천 강화, 강원 철원 지역을 중심으로 730ha의 농경지에 물마름 현상이 발생했으며, 강화군의 일부 농경지는 벼 이앙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가뭄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3708ha에서 밭작물 생육부진과 일시적 시들음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고랭지 배추와 무의 경우 911ha 정도가 생육부진으로 파종이 늦어져 배추는 평년보다 최대 22%, 무는 최대 16% 가량 출하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출하량이 줄면서 배추와 무 등의 도매가격은 최근 5년 평균보다 40~50% 올랐다. 옥수수(658ha)와 콩(421ha)도 시들음 현상으로 파종이 늦어지기는 마찬가지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다음 달 초까지 이어질 경우 물 부족 지역에서는 생육부진, 시들음 현상으로 더 큰 폭의 출하량 감소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가뭄이 길어지면서 주민들도 생활용수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달 초까지 전국 누적강수량은 240㎜로, 평년의 75%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강원, 경북 등의 도서ㆍ산간지역을 중심으로 비상급수체계를 운영 중이지만 대상은 갈수록 늘어 물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현재 인천 옹진과 경기 가평, 강원 정선 등 31개 시ㆍ군ㆍ구의 113개 마을, 1만2481세대, 3만1029명이운반급수나 제한급수 등 비상급수를 받았다. 전날에 비해 운반급수는 85세대 278명이, 제한급수는 223세대 420명이 각각 증가해 비상급수 대상이 하루 새 500세대, 700명 가량 늘었다.
정부는 향후 3개월간 평년과 비슷하게 가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지방자치단체별로 인력, 장비를 최대한 동원해 가뭄발생 농경지에 우선 급수를 하는 등 농산물 수급안정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특히 완전히 바닥을 드러낸 강화군의 대산, 삼산, 상하, 고구, 난정 등 5개소 저수지에는 개발 중인 관정 6개소와 급수차 30여대를 동원, 4044ha의 농경지가 고사하지 않도록 예방에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가뭄상황에 따라 지자체별로 총 625억원의 예산을 선제적으로 집행한다. 모내기 및 밭작물 파종이 지연되고 있는 지역과 논ㆍ밭 용수부족 지역에 국비 61억원, 농어촌공사 관리 16개 저수지 준설에도 30억원이 지원된다. 급수가 필요한 지역을 중심으로 양수기 3030대, 급수차 1401대 등 긴급용수개발 및 공급 장비를 지원 중이고, 가뭄 농경지 비상급수에 주민과 공무원, 군경 등 1만6330명을 투입한다.
밭작물과 고랭지 채소 수급안정대책도 마련했다. 파종 한계 시기(6월 25일~7월 초)를 넘은 벼, 옥수수, 콩 등은 가뭄에 비교적 강한 조, 메밀, 수수, 기장 등으로 대체 파종을 추진한다. 고랭지 채소의 경우 7~8월 수급불안 최소화에 중점을 두고 다음 달에 예정된 배추 계약재배 면적 중 38ha를 6월말까지 조기 완료해 8월 말 공급물량을 2500t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원승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