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리뷰스타=전윤희 기자] 이 사람이 사이코패스 권재희를 연기한 남궁민이 맞나 싶었다.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 완벽히 계산된 치밀한 행동을 보였던 권재희는 없었다. 유쾌하고 긍정적이며 조금은 허술한 듯한 남궁민만 있었을 뿐. 그래서 그 엄청난 연기력에 한 번 반하고 허술한 매력에 또 한 번 반했다. 인터뷰를 위해 일찍 잠들었다가 깼다며 오전에 있었던 일을 차근차근 풀어놨다. “운전면허증을 잃어버려서 재발급 받으러 갔었는데 못 받았어요. 첫 번째는 갔던 날은 공휴일이었고 오늘은 사진만 가져가고 신분증을 안 들고 가서…. 다음엔 꼭 성공할거예요. 스스로도 별로 당황하지 않았어요. 이런 일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당황하지 않고 마음을 내려놓고(웃음)”배우 생활을 시작한지도 어느덧 17년 차가 됐다. 그저 연기가 좋아서 배우가 됐고, 그간 영화부터 아침드라마, 일일드라마, 미니시리즈, 주말 드라마 등 장르 불문하고 꾸준히 한 길을 걸었다. “너무 잘한 거 같아요. 일단은 연기란 게 좋아서 연기를 하게 됐는데, 그게 마침 직업이 될 수 있어서 행복해요. 제가 좋아하는 연기도 하고 남들이 취직해서 돈을 버는 것처럼 돈도 벌고 연기를 하면서 돈을 버는 건 좋은 것 같아요. 그런데 연기를 하면 TV에 나오는 걸 간과했어요(웃음). 사람들이 알아봐주는 게 고맙고 좋았는데 가끔씩 불편할 때는 있죠. 그건 회사에 취직했어도 좋은 일을 하는 대신 올 수 있는 나쁜 것들이 많은 거랑 똑같은 것 같아요. 상사의 압박, 출근 시간 뭐 그런 거에 하나라고 생각하고 저도 직장 생활을 하듯 생활하고 있어요. 월급제라서 결제 받는 월급이 매달 다르거든요. 월급쟁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죠(웃음)”“초반에 연기 했던 걸 보면 소극적인 성격이 다 보여 지는 것 같아요. 뭔가 조심스러워하던 제가 바뀌기 시작한 게 ‘대박가족’ 김도훈 감독님 조언으로 안경을 벗고 나서예요. 안경을 벗으면서 내면에 있는 것들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한 것 같은데…, 잘했죠?(웃음)”

배우 생활이 이어지며 자연스레 생각도 달라졌다. 마음에 여유와 모든 걸 받아들이는 포용력이 생겼다.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 “옛날에는 예능을 너무 안했었어요. 드라마 홍보차 ‘해피투게더’ 섭외가 왔을 때도 저 혼자 안 나간다고 해서 주연배우 3명과 개그맨 1명이 나갔었죠. 그때는 그게 배우의 본분이고 멋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겉멋인 것 같아요. 모든 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흐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자기를 찾아주는 곳이 있고 취지가 나쁘지 않다면 그냥 하는 게 좋죠. 그 전 소속사 사장님들께 죄송한 마음이… 얼마나 그랬을 거예요. ‘뭔데 이걸 안 나간다고’ 그러셨을 것 같아서(웃음). 저도 좀 생각을 잘못한 것 같아요. 이제 제가 느끼는 건 의견을 관철시키려하지 않으려고요. ‘우리 결혼했어요’도 그러던 와중에 마음이 열렸었고 그래서 하게 된 거고 잘 한 것 같아요”‘우리 결혼했어요’의 후폭풍은 꽤 셌다. 프로그램 안에서 파트너였던 홍진영과 잘 어울리는 커플이었기에 ‘우리 결혼했어요’가 끝난 후에도 마치 두 사람이 실제 연인 인듯 오해하며 과도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생겨난 것. 앞선 인터뷰에서 ‘홍진영과 연애 가능성이 없다’는 기사가 나간 뒤라 더욱 조심스러웠다. “말이라는 게 아무리 조심해서 얘기한들 어떤 식으로 다 오해할 수 있어서…. 연애요? 그럴 수도 있죠. 뭘 또 그렇게 단호하게(웃음). 그 기사 때문에 정말 오랜만에 연락했어요. ‘나도 말 되게 조심해서 한다고 하는데 혹시나 오해가 생길만한 글들이 올라와도 너무 마음 상해하지 말아라. 조심해서 잘 이야기할게 걱정돼서 문자한다’ 했더니 ‘걱정 말고 마음 편히 인터뷰 하라’고 그러면서 안부도 묻게 되고 그랬죠” “사실 그런 팬들이 너무 그런 걸 모르는 거 같아요. 본인들이 그 프로그램이 끝난 다음에 꼭 둘이 만나야 될 거처럼 생각하는 게 그 프로그램에서 예쁜 커플로 남고 싶은 저희 마음을 간과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도 이런 일로 연락하게 됐으니까 너무 좋았죠” “이분들은 ‘우리가 진짜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구나’하고 심경을 존중하는데 가끔씩 너무 선을 넘어서는 글들이 있으면 조금은 신경 쓰이는 게 사실이죠. 그건 진영이도 마찬가지일거고요. 항상 그래도 저희 둘이 잘 어울렸으니까 이런 얘기도 나오는 거 아닐까하고 생각해요. 저희 둘은 사실 예쁘게 보여서 좋았는데 그 이후에 더 지나치게 그런 반응이 나오면 의미들이 퇴색되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 걱정되기도 하고요”

올해 나이 38세, 결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나이다. ‘우리 결혼했어요’에 가상 부부 말고 진짜 짝을 찾아야할 때. “여자가 쉽게 만나져야 만나죠(웃음). 97학번이면 저희 비슷한 나이 세대는 다 결혼을 했고…. 있으면 소개 좀 시켜주세요. 주변에 소개시켜달라고 하는데 소개시켜주는 사람이 없어요. 이상형 없고 그런 거 따질 때도 아니고 근데 제가 눈이 낮은 거 같진 않아요. 눈치도 없고 그런 스타일이다보니 잘 안 생기네요”데뷔 17년차, 많은 작품을 통해 자상한 매너남부터 악역까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왔지만 아직 하고 싶은 일이 더 많다. “마초적인 나쁜놈도 해보고 싶고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갔으면 좋겠어요. 웬만한 역할은 해봤지만 그래도 지금은 좀 더 다른 남성미 있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팬들이 화내는 걸 좋아하더라고요. 왜 좋아하는 지 모르겠는데 ‘좀 더 화냈으면 좋겠다’ 하더라고요? 내가 그런 취향을 더 이해하면 스타가 될 수 있나? 생각하게 돼요(웃음)” “아직은 시기상조긴 한데 제가 쓴 시나리오를 세 개 가지고 있어요. 가지고만 있어서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다 있어요. 도 상업적이지 않은 무언가를 차릴 계획이에요. 영리단첸데… 아무리 돈 벌려고 해도 안 벌릴 거예요(웃음). 조만간 만나실 수 있을 거 같아요” “일단 연기자라는 직업 자체가 결혼을 했다거나 가족이 있다거나 상관없이 기본적으로 외로움을 가지고 가는 사람 인듯해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초탈한 듯 어떤 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항상 재밌고 행복하다고 느껴요. 연기도 예술이라는 건데 이게 시간이 지난다고 잘해지는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를 것 같기도 하면서…. 일단 남궁민으로선 행복해요(웃음)” (사진=935엔터테인먼트 제공)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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