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환ㆍ손미정 기자]“메르스가 잠잠해지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소비 진작 차원에서 대규모 세일마저 할 수 없어…. 사실상 대책이 없습니다.”
메르스 사태가 확산하면서 막 살아났던 소비심리에 기대가 부풀었던 유통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형마트과 백화점을 찾는 고객 발걸음은 뚝 끊겼고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벼야 할 면세점과 호텔 그리고 명동에는 한산하기만 하다.
유통업계는 지난달 플러스로 돌아섰던 매출 신장세가 이달 들어 두자릿수 이상 급감하는 등 살아나는 소비 심리가 재차 꺾이지 않을지 노심초사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달 1일부터 8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8.7% 줄었다. 특히 메르스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경기 동탄점과 평택점은 각각 -20.1%, -18.3%로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롯데마트도 마찬가지다. 기존점 기준 매출은 14%나 줄었다. 홈플러스도 지난달 매출이 1.5% 증가했지만 이달 들어 0.7%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 대대적인 할인행사 및 각종 이벤트를 진행한 덕에 그나마 선방했다는 내부 평가다.
백화점 상황도 녹록치 않다. 지난달 6.3% 신장했던 롯데백화점의 경우 -5.2%로 역신장했고 현대백화점도 6.3%에서 -5.1%로 뒷걸음질쳤다.
문제는 타격을 반전시킬만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대규모 할인행사나 이벤트도 생각해봤지만 무리수라는 결론이고, 소독과 청결에만 신경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솔직히 메르스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할인행사를 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꺼리는데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현재까지는 메르스가 진정되기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위생 청결과 손세정제를 더 비치하는 방법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호텔업계도 타격이 크다. 서울 시내 특급호텔들의 객실 예약 취소율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한국 여행을 취소한 외국관광객이 5만5000여명. 관광객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지만 역시 뾰족한 수는 없는 상태다.
서울권 특급호텔들은 아시아 관광객이 많은 명동권을 중심으로 객실예약이 10~15% 정도 빠진 상황이다. 롯데호텔서울은 지난주 초까지 중국발 예약취소가 10% 정도 발생한 것에서 주말을 지나면서 전체 객실 예약 중 10%로 취소 건이 확대됐다. 또 다른 명동의 한 호텔도 10일 현재까지 객실이 15% 정도 빠진 상태다.
문제는 현재 6월 객실예약 취소보다는 7월 이후의 객실 예약이 예상치를 밑돌고 있다는 점이다. 한창 7~9월 여름시즌 객실예약을 받을 시기지만 메르스로 인해 예약문의는 뚝 떨어졌다.
당장 여름시즌 장사가 걱정이지만 공실률을 막기 위한 마땅한 방법이 없다. 메르스 우려로 문의가 오는 고객에게 ‘대비를 철저하게 하고 있다’며 안심시키는 정도다. 가격정책도 답은 아니다. 또 다른 특급호텔 관계자는 “다른 호텔들도 그렇고 객단가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가격을 낮추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난주보다 이번주말이 더 큰 고비가 될 것이란 얘기들이 있어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