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악재에 2060선까지 뒷걸음 펀더멘털·수급약화로 먹구름 여전 실적개선 기대 반도체 등 관심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과 일본 엔화 가치 하락, 수출 부진 등 삼재(三災)가 어렵게 살아나던 국내 증시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특히 올해 한국경제률이 계속 하향 조정, 2%대 성장 ‘경고등’까지 커지면서 증시는 더욱 암울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메르스 확산과 엔저라는 대내외 돌발 악재의 수렁에 갇히면서 외부 충격에 흔들리지 않고 견조한 주가 흐름을 유지하는 ‘옥석’ 찾기에 관심을 기울일 때”라고 조언한다. ▶메르스ㆍ엔저ㆍ수출부진 등 삼재(三災)에 코스피 뒷걸음=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자동차 중심의 수출주 부진과 메르스 확산 우려 고조, 엔저 등의 이유로 이달들어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060선까지 후퇴했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 변동률은 -2.45%로, 같은기간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 변동률 6.46%로 대조된다.
글로벌 주요 증시와 비교해도 한국 증시의 뒷걸음 폭은 크다. 미국 다우산업지수는 6월들어 0.36% 올랐으며 독일 DAX 지수도 0.05%의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영국 FTSE 100와 일본 니케이225 지수도 이달들어 각각 -0.49%, -0.44%의 소폭 내림세를 나타내는 데 그쳤다. 코스피 지수는 4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등 일부 대형주의 반등으로 장중 2070선을 회복하기도 했으나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다는게 업계 분석이다.
코스피 하락의 1차 요인은 엔화 가치 하락과 수출주 부진에 있다. 지난달 13일 916.62원이던 원ㆍ엔환율은 15거래일동안 2.83%가 하락하며 3일 890.74원까지 떨어졌다. 엔저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국내 수출주들의 주가도 하락하고 있다. 대표적인 수출주인 현대차의 주가는 지난 2일 10.4% 떨어진데 이어 3일에도 2.17% 하락하며 13만원대 중반으로 내려앉았다.
여기에 지난달 20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병한 메르스가 이달들어 급속히 확산되면서 그나마 살아나던 내수주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김정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6월 중순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를 앞두고 환율이 매우 불안한 상황에서 메르스 확산과 국내 주요 지표 부진 등 돌발적 악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며 “현재 국내 증시는 전호후랑(前虎後狼ㆍ앞문은 호랑이가 막는데 뒷문으로 이리가 들어온다) 격”이라고 말했다.
▶‘소나기는 피하자’…보수적 대응=그나마 위안거리는 기업들의 실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180개 코스피ㆍ코스닥 상장사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모두 31조899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25조2198억원)보다 26.4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2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도 25조517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6.49%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높아진 것은 지난해 세월호 사태와 엔저 등에 따른 기저효과 일뿐이다. 이마저도 메르스 확산 여부에 따라 희석될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현재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3월초와 비교해보면 1.37% 늘어난 반면 매출액 전망치는 1.73% 줄었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경제전망보고사를 통해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8% 3.0%로 대폭 하향하는 등 한국경제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나기는 일단 피하고 보는게 상책”이라며 “하반기에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주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방산업의 안정성이 확보되고 있는 반도체, 소프트웨어, 미디어 관련주로 관심을 옮기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다”며 “이들 업종은 2분기에 안정적인 실적 모멘텀을 확보한 가운데 외국인 순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는 상황 속에서 저가 매수 타이밍을 빠르게 잡을 필요는 없다”며 “침착하게 대내외 시장 환경과 주요 이슈들의 추이를 지켜보고, 기술적 지표를 활용해 성장주의 저가 매수 타이밍을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박세환 기자/
gre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