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에 비정규직 600만명 넘어서…임금은 정규직 평균의 절반수준 퇴직금·상여금도 정규직 2분의 1…국민연금 가입률은 38% 불과 근속연수 2년남짓 고용불안 여전

우리나라에서 비정규직들의 살람살이는 여전히 ‘팍팍’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자들은 근속년수에 따라 월급이 오르기 마련이지만 고용 기간이나 시간이 정해진 임시직의 웝급은 그대로여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런데도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왜 그럴까. 취업난이 심하다보니 질 낮은 일자리에도 구직자들이 몰리기때문이다. 찬밥 더운밥 가릴 게재가 아니라는 의미다. 더 큰 문제는 비정규직 마저도 자리는 한정돼 있어 경쟁은 심해지고 따라서 임금은 오르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들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월 평균 임금 격차는 더 커졌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3월 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271만4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만2000원(4.3%) 늘었지만 비정규직 근로자 임금은 146만7000원으로 8000원(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지난 3월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간 월평균 임금격차는 12%로 전년동월(11.2%)대비 0.8%포인트 확대됐다. 비정규직 근로자 중 기간제와 비기간제를 포함한 한시적 근로자의 1~3월 월평균 임금은 163만3000원이었고, 파견ㆍ용역ㆍ특수형태 근로자와 가정 내 근로자 등을 포함하는 비전형 근로자는 150만7000원, 시간제 근로자는 73만1000원으로 나타났다.

퇴직금과 상여금, 유급휴일(휴가) 등의 근로복지 혜택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3월 근로복지 수혜율을 보면 정규직의 경우 퇴직급여 83.4%, 상여금 84.4%, 유급휴일(휴가) 73.8%였으나 비정규직은 퇴직급여 41.6%, 상여금 40.7%, 유급휴일(휴가) 32.6%로 각각 집계됐다.

근속 기간도 정규직은 길어진 반면 비정규직 근로자는 짧아졌다. 3월 정규직 근로자의 평균 근속 기간은 7년 3개월로 전년동월대비 2개월 늘었지만 비정규직 근로자는 2년 5개월로 같은 기간에 비해 2개월 줄었다. 이로 인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근속 기간 격차는 4년 10개월로 전년보다 4개월 늘어났다. 이는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상대적으로 고용이 안정적인 정규직의 이직률은 낮아진 반면 비정규직은 고용 상태가 더 불안해졌음을 보여준다.

비정규직은 최소한의 안정장치인 사회보험 가입률도 낮아졌다. 국민연금 37.9%, 건강보험 45.2%로 가입률이 지난해보다 각각 1.8%포인트, 1.0%포인트 하락했다. 고용보험 가입률은 1년 전과 같았다.

이처럼 일자리의 질이 낮은 실정이지만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넘쳐난다. 이미 600만명 선을 넘어섰다. 지난 3월 기준으로 비정규직 근로자는 601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591만1000명)보다 10만1000명(1.7%) 늘었다.

정규직 근로자는 1278만7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30만1000명(2.4%) 증가했다. 비정규직 중 시간제 근로자는 209만1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7만5000명(9.1%) 늘었다. 이는 정부가 경력단절 여성들을 취업으로 유도하기 위해 시간선택제 일자리 지원을 강화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시적 근로자도 341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1만6000명(0.5%) 증가했다. 비전형 근로자는 214만8000명으로 3000명(-0.1%) 줄었다.

근로조건 만족 등 자발적 이유로 비정규직을 선택한 근로자는 49.0%로 지난해에 비해 0.2%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시간제 근로자는 47.6%로 1년 전보다 2.3%포인트 올랐다. 자발적인 선택의 주된 이유로는, 정규직 근로자의 경우 근로조건 만족(48.4%), 안정적인 일자리(45.5%)가 대부분을 차지한 반면, 비정규직 근로자는 근로조건 만족(50.1%)이 가장 높았다. 비자발적 이유로는 ‘당장 수입이 필요’가 가장 높았고, 정규직 근로자 73.8%, 비정규직 근로자 73.3%로 각각 나타났다.

원승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