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한국과 일본이 9일 조선인 강제노동시설이 포함된 일본의 산업혁명시설 세계유산 등재 추진 관련 제2차 양자협의를 갖는다. 이날 협의의 핵심은 ‘강제징용 명시’ 여부다.
한국은 해당 시설에서 강제노동이 자행된 사실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일본은 한국이 정치적인 주장을 한다며 일방적 등재를 추진해왔다. 과거사와 관련해 양국이 얼마나 이견 차를 좁히는지가 협의 진전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일본 측이 등재를 추진하며 근대유산의 가치평가 기간을 1850년부터 1910년까지로 한정한 것을 문제 삼고 있다. 전체 역사가 반영되려면 1940년대에 집중됐던 조선인 강제노동도 포함돼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일본은 조선인 강제징용은 제2차 세계대전 중의 일이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 신청은 시기적으로 관련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산하 민간자문기구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지난달 15일 등재 권고안에서 ‘전체 역사를 알 수 있도록 하라’고 명시한 것을 바탕으로 일본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계유산위원회 홈페이지에는 ICOMOS의 권고 내용이 들어간 회람용 결정문 초안이 게시돼 우리 정부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기본적으로 한국은 일본이 등재 신청한 23개 산업시설 중 강제노동이 이뤄진 7곳은 세계유산에서 제외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등재 자체를 막을 수 없다면 등재 결정문에 강제노동 사실이 자세히 반영되도록 하거나 별도의 기념물 형태로 드러내는 방안도 타협안으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협의에서 일본이 얼마나 전향적인 태도로 나올지는 미지수다. 일본 내에서 한국과 타협 없이 등재를 추진해야 한다는 강경론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차 협의 이후 한국이 ‘일본이 타협방안을 논의하자고 했다’고 밝히자마자 일본은 ‘그런 적 없다. 일본의 생각을 끈기 있게 설명할 것’이라며 협의가 쉽지 않음을 예고했다.
양국은 오는 28일부터 독일 본에서 열리는 제39차 세계유산위원회(WHC)에 참석하기 전까지 절충안을 마련할 시간이 남아있다. 양국 차원에서 해결하지 못할 경우 등재 결정은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의 투표에 맡겨진다. 한ㆍ일을 포함한 21개 위원국 중 기권을 뺀 유효투표의 3분의 2이상 찬성을 얻어야 가결된다.
한편 2차 협의에는 1차 때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는 최종문 유네스코 협력대표, 일본에서는 신미 준(新美潤) 외무성 국제문화교류심의관 겸 스포츠담당대사가 수석대표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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