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00년 역사 ‘물의 도시’ 베네치아

5월 비엔날레…전세계 컬렉터들 우르르 아카데미아미술관-페기구겐하임컬렉션 가장 핫한 근·현대미술 작품 한자리에

비발디 태어나고 바그너 생 마감한 곳 ‘산비달 성당’가면 비발디의 선율이… 카페 ‘플로리안’선 300년 커피향 그윽

이탈리아의 수상도시 베네치아(Venizia)는 살기에는 불편한 곳이다. 지반이 약하고, 습도가 높으며, 물 오염이 심각하다. 인터넷도 더디다. 그럼에도 ‘고집 센’ 베네치아 사람들은 이곳을 떠나지 않는다. 흔한 ‘뭍것’들이 갖고 있지 못한 것을 가진 이들의 자부심 때문이다. 바로 1500년 역사가 고스란히 간직해 온 문화예술이다.

▶미술에 빠지다=베네치아는 미술의 도시다. 5월의 베네치아에서는 ‘베니스 비엔날레’가 열린다. 전세계 미술 관계자들과 ‘큰손’으로 불리는 컬렉터들이 모여든다. 5월초 개막해 11월말까지 계속되니, 반년 가까이 베네치아를 먹여 살리는 대표적인 문화예술 관광상품인 셈이다.

비엔날레가 아니더라도 미술 전시를 볼 수 있는 곳이 많다. 대표적인 곳이 아카데미아미술관(Gallerie de l’Academia)과 페기구겐하임컬렉션(Peggy Guggenheim Collection)이다.

아카데미아는 14~18세기 베네치아 화파 거장들의 작품 800여점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대부분 카톨릭 성경과 관련된 작품들이다. 입장료는 15유로(약 1만8000원). 베네치아 화파의 창시자인 지오반니 벨리니의 그 유명한 ‘성녀 사이의 마리아와 아기 예수’를 포함, ‘천사와 수태고지’, ‘피에타’ 등이 이 곳에 있다.

페기구겐하임컬렉션은 가장 핫한 현대미술 작품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미국의 전설적 컬렉터 페기 구겐하임(1898-1979)의 소장품을 모아놓은 곳으로,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의 분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곳곳에서 미국의 조각가 알렉산더 칼더의 작품들이 눈에 띈다. 미국 추상표현주의 화가 잭슨 폴락의 ‘Mural(1943)’, ‘Alchemy(1947)’ 등도 구겐하임의 주요 소장품이다. 현재 ‘잭슨 폴락 기획전(4월 23일~11월 15일)’이 열리고 있다. 입장료는 역시 15유로. 이 밖에 베네치아 명품거리에 자리잡은 상업갤러리 ‘콘티니(Contini Galleria D‘arte)’도 빼놓지 말아야 할 명소다.

▶음악에 홀리다=베네치아는 음악의 도시이기도 하다. 안토니오 비발디(Antonio Vivaldi)가 베네치아에서 태어났다.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가 생을 마감한 곳도 베네치아다.

베네치아 음악여행의 대표적인 곳은 오페라극장 ‘라 페니체(La Fenice)’, ‘음악박물관(Museo della Musica Antonio Vivaldi e il suo tempo)’, 그리고 비발디 연주가 매일밤 펼쳐지는 ‘산비달 성당(Cheisa san Vidal)’이다. 라 페니체는 1853년 3월,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초연한 곳으로 유명하다. 올해에는 라트라비아타와 함께 푸치니의 ‘나비부인(Madama Butterfly)’, 벨리니의 ‘노르마(Norma)’ 등이 요일을 달리하며 공연된다.

음악박물관은 오래된 현악기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먼저 17~18세기에 만들어진 콘트라베이스 3대가 전시장 한 가운데에서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가장 오래된 앤티크 악기 중 하나인 체트라(Cetraㆍ고대 그리스의 리라)와 카톨릭 성가 악보 등도 유리장 속에 진열돼 있다.

비발디 음악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산비달 성당을 가면 된다. 베네치아에서 비발디 연주로 가장 유명한 ‘인터프레티 베네찌아니(Interpreti Veneziani)’가 무대에 오른다. 가격은 27유로.

베네치아는 길거리 어디에서나 미술에 빠지고 음악에 홀릴 수 있다. 특히 산마르코(San Marco) 광장은 이 모든 것이 가능한 곳이다. 이 곳에 있는 비잔틴 양식의 산마르코 대성당과 두칼레 궁전은 미술사적으로도 중요한 건축물로, 관람객들의 줄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 광장의 분위기를 이끄는 것은 3곳의 커피하우스다. 이 중 1720년에 세워진 ‘플로리안(Florian)’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다. 플로리안에서 커피를 마셔야 베네치아 여행이 완성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의 삼중주가 낮부터 밤까지 하루종일 이어지며 산마르코 광장을 채운다. 술이 없어도 취한다. 낭만 가득한 산마르코 광장이라면.

글ㆍ사진(베네치아)=김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