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남북관계 개선의 새로운 전기로 작용할 것 같던 6ㆍ15 공동선언 발표 15주년 남북 공동행사가 결국 무산되면서 남북관계 개선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장 석 달 뒤로 다가온 8ㆍ15 광복 70주년 공동행사 행사 가능성도 크게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북한의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발사와 미국 주도의 사드(THAD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움직임 등으로 군사적 긴장까지 고조되고 있어 남북 사이의 냉각 국면은 풀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광복 70돌ㆍ6ㆍ15 공동선언 15돌 민족공동행사 남측 준비위원회’는 지난 1일 ‘6ㆍ15 공동선언 15돌ㆍ조국해방 70돌 민족공동행사 북측 준비위원회’가 6ㆍ15 공동행사를 각자 지역에서 분산 개최하자는 서신을 2일 보내왔다.
공동행사가 무산된 배경에는 행사 장소와 행사 성격에 대한 남북의 의견 충돌이 있었다. 중국 선양에서 가진 실무접촉에서 양측은 6ㆍ15 공동행사를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잠정 합의했으나 8ㆍ15 행사 개최 장소를 두고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우리 정부는 남측 준비위를 통해 관례에 따라 6ㆍ15 공동행사는 평양에서, 8ㆍ15 행사는 서울에서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북측 준비위는 8ㆍ15 공동행사 평양 개최를 양보할 수 없고, 행사의 정치색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로 공동개최 무산을 시사했다. 이후 북한은 실무접촉을 거부한 상태에서 최종적으로 분산 개최 의사를 밝혔다.
북한은 지난 2일 “6ㆍ15 공동선언 15주년을 맞아 남북관계를 개선하고자 노력했으나 남한이 한미 합동군사훈련으로 관계를 파국으로 몰아넣었다”며 우리 측에 책임을 돌렸다.
북한이 한미훈련을 트집잡고 나온 것은 지난 1일 북한 궁석웅 외무성 부상이 평양을 찾은 독ㆍ한의원친선협회 의장 하르트무트 코쉬크 독일 연방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한 발언과도 연관 있어 보인다. 궁 부상은 “미국의 의도는 우리를 협박하는 것임이 명백하다”면서 “그것이 우리가 6자회담 협상을 원하지 않는 이유”라며 미국을 원망하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남측 준비위는 마지막까지 공동행사 성사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지만 6ㆍ15 공동행사는 사실상 물 건너갔음은 물론 8ㆍ15 행사 개최도 불투명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개성 만월대 공동조사 등으로 남북간 민간교류가 이뤄지고,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U대회)에 북한 선수단이 참가할 예정이지만 당국간의 갈등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다가오는 한미정상회담에서도 동맹 강화나 대북 압박 쪽에 무게가 실리면 남북관계는 돌아올 수 없는 길로 들어설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개선책을 도모하기 위한 남북 자체 동력이 상실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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