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생산·수출감소세 뚜렷소비·투자 등 찬물 우려장기화땐 국가경제 결정타
산업생산·수출감소세 뚜렷 소비·투자 등 찬물 우려 장기화땐 국가경제 결정타
한국 경제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이란 암초를 만났다. 메르스 확산으로 소비 위축이 현실화하면 경제회복은 그만큼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지지부진한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되고 만다.
실제로 전체 산업생산은 두 달 연속 감소했고, 수출 감소 폭도 커지는 상황이다. 여기에 메르스 쇼크가 장기화하기라도 하면 소비와 투자는 결정타를 입게 된다.
일각에서는 사스 쇼크나 세월호의 악몽에 버금가는 폐해 가능성도 상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요동치는 주식시장이 그 방증이다. 제약, 의학 등 관련 테마주들은 주가가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관광, 레저 관련 주가는 등락을 반복하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직 전체 증시에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지만 제약과 방역, 관광과 레저 등 관련 주식은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메르스가 장기화되면 유동인구가 줄어 의류, 화장품 등 유통 관련 주가도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메르스 확산에 따른 경제 파급 효과를 최소화하려면 불안 요소들을 가정해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메르스라는 경제 외적인 요인이 소비,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을 분석해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시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메르스 확산 시 예상되는 경제적 파급 효과로 ▷관광객 감소에 따른 관광수입 감소 ▷수출 및 투자 감소 ▷유통업계 타격 등을 꼽았다. 특히 소비위축은 기업투자를 위축시키고 이는 다시 고용감소를 낳아 소비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노골화한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2003년 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발생 때도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전 세계로 사스가 확산될 경우를 가정하고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바 있다. 사스에 따른 직접적 효과로 수출 피해액 17~30억 달러, 관광 수입 피해액 약 3억달러, 당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0.4~0.6% 하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아울러 간접 효과로 8만9000~11만9000명의 고용이 줄고, 2억~9억달러의 설비투자가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사스의 경우 중국과 대만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면 메르스는 우리나라에서 발병해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파급효과가 더 클 수 있다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임 연구위원은 “현재 국내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메르스 사태는 소비나 투자 심리를 더 위축시켜 경기 회복세를 갉아먹을 수 있다”며 “지금 당장은 이런 불안 요소들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사태가 길어지면 예상이 현실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도 “메르스 사태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를 수치로 계량화할 수는 없지만 소비나 관광에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며 “문제는 불안 심리가 우리 경제 회복에 더 큰 부정적 요소가 될 수 있어 과도하게 위기감을 부각시키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아직 관광수입 감소나 소비 하락 움직임이 구체화하지 않고 있어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현재로서는 경제에 미칠 영향을 얘기하기는 이르고, 근거 없는 괴담이나 우려가 오히려 경제에 악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보건 당국에서 격리 조치 등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사태가 곧 진정될 것으로 보여 경제에 미치는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