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지사와 신계륜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 의원의 국회대책비(특수활동비) 파문으로 의원들의 혈세 낭비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동반성장위원회의 고위 간부가 공금으로 자신의 책(‘협력경영 동반성장’) 을 출간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반위는 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 문화 조성 확산을 위해 설립된 정부 지원 민간 위원회이며,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은 동반위의 사무국 역할을 하는 공공기관이다. 고위 공직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혈세 유용해 개인 책 출판 = 김 총장은 지난해 11월 출간된 자신의 저서 ‘협력경영 동반성장’을 출판하면서 공금 1900만원을 사용했다. 공금을 사용해 출판을 계약할 때는 당연히 동반위 혹은 재단이 출판 계약을 맺어야 한다. 그럼에도 김 총장은 본인 명의로 출판사와 계약을 맺은 것이다.

본지가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 총장은 출판사에서 작성한 이 계약서를 며칠간 보관하면서 ‘컨펌(승락)’을 했다고 인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반위 한 관계자는 “당시 일부 직원들은 회사 공금을 쓰려면 동반위 명의로 계약을 해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김 총장이 이를 묵살했다”고 했다.

다른 동반위 관계자는 “동반위와 재단 예산의 절반 이상이 국민 세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김 총장이 자기 커리어를 위해 국민 혈세를 함부로 가져다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에는 위조 계약서 제출 = 김 총장의 저서에 공금이 유용됐다는 제보를 받은 김한표 새누리당 의원은 올해 2월 김 총장에게 출판권 계약서 원본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3월께 김 총장이 직접 계약서를 들고 왔는데 제보와 달리 책 수익금을 재단으로 돌린다는 등의 내용이 계약서에 있어서 문제점이 없어 보였고 의혹은 유야무야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본지가 입수한 ‘출판권 설정 계약서’에 따르면 이 출판 계약은 김 총장 개인과 출판사 간의 사(私)적인 계약이다. 동반위나 재단 등과 관련이 없다. 계약서에도 “책 정가의 30%에 해당하는 인세를 저자인 김 총장에게 지급한다”라는 정반대의 내용이 담겨 있다.

여러 동반위 인사들도 김 의원실에 제출한 계약서는 변조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기업들에 책 수천권 강매 = 김 총장은 지위를 남용해 저서를 강매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대ㆍ중소기업 상생지수를 평가하는 등 대기업에 대한 동반위의 영향력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복수의 동반위 관계자들은 “김 총장이 동반위 총장이라는 막강한 지위를 이용해 대기업에 책을 강매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본지가 입수한 김 총장 자필 메모에는 김 총장이 직원들에게 대기업에 책을 판매하라고 재촉하면서 대기업과 동반위 각 부서별로 제시한 할당량이 일일이 적혀있다.

한 관계자는 “김 총장이 일부 기업에서 책 강매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온다는 보고를 받고, 이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지난해 12월쯤 대기업 관계자들에게 선물을 하라는 지시를 직원들에게 내렸다”고 했다. 현재까지 발행된 7000여부 대다수가 대기업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구입했다는 것이다.

김 총장은 1985년 통상산업부(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중소기업청 경기지방청장(2급)으로 근무하다가 2013년 6월부터 동반위와 재단의 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김 총장은 “나는 그렇게 나쁘지 살아오지 않았다. 억울하다”고 호소하면서도 공금을 통해 출판한 부분은 인정했다. 올 2월 김한표 의원실이 계약서 제출을 요구한 후 애초 존재하고 있던 계약서의 특정 부분을 고쳤다는 점도 시인했다.

당초 계약서에서 어떤 부분을 고쳤느냐는 질문에는 “내 의도와 다른 부분이 있어서 실무자에게 화를 낸 기억이 있다. 그러나 그 부분이 어떤 부분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계약서 상에 김 총장 본인이 계약 당사자가 되어 있는 부분을 고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역시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또 대기업 등에 대한 책 강매 부분에 대해서는 “나는 책을 기업에 억지로 팔라고 직원들을 시킨 적이 없다. 내가 직접 기업에 책을 사라고 강하게 권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