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먹튀 논란’을 일으킨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1000억원대 법인세 소송 항소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이번 판결로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서 열리는 한국 정부와 론스타 간 ISD(투자자ㆍ국가 간 소송) 중재 재판에 어떤 영향을 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고법 행정5부(부장 성백현)은 27일 론스타가 미국ㆍ버뮤다에 개별 설립한 펀드인 ‘론스타펀드3’가 역삼세무서를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 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의 실체적 부분을 모두 배척하지만 법인세 중 가산세 부분에 근거를 기재하지 않은 잘못이 있어서 가산세 부과 부분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론스타 측은 1040억원에 이르는 법인세 부과액 가운데 가산세 391억원을 내지 않아도 된다.
론스타는 2001년 6월 조세피난국 벨기에에 설립된 법인을 통해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스타타워 빌딩을 1000억원에 매입했다. 3년 뒤 이를 매각해 2451억여원 상당의 양도차익을 얻었다. 그렇지만 론스타는 “한ㆍ벨 조세조약에 따라 양도 소득은 거주지국에서만 과세하도록 돼 있다”며 세금을 내지 않았다.
세무당국은 “벨기에 법인은 조세회피 목적을 위해 설립된 도관회사”라며 1000억원 상당의 양도소득세 부과처분을 내렸고, 론스타는 이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까지 가는 법정 싸움 끝에 2012년 론스타는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최종 판결을 받아냈다. 다만 대법원은 “외국계 법인에는 소득세가 아닌 법인세를 부과하는 것이 맞다”고 판결했다.
조세당국은 이를 근거로 곧바로 1040억원 상당의 법인세를 부과했고 양측은 2차 소송전에 돌입했다.
1심은 “한ㆍ벨 조세조약은 탈세 방지도 목적으로 하고 있고 벨기에 법인은 과세 회피를 위해 설립된 회사에 불과해 조세조약이 적용될 수 없다”며 론스타에 납세의무가 있다고 봤다.
한편 법원이 이 같은 판단을 내리자 론스타 측은 지난 2012년 ICSID에 4조800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1차 심리는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됐다. 2차 심리는 다음달 29일 시작할 예정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송기호 변호사는 이번 판결에 대해 “론스타가 국내 재판과 함께 ISD를 진행 중인데, 이는 론스타가 법적 근거로 삼는 한ㆍ벨 조세조약에 어긋난 것”이라면서 “ICSID에 제소하기 위해서는 국내 절차를 밟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한국 정부는 센터 쪽에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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