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부부가 롯데월드몰에서 영화 한 편 보는데 영화비는 2만원입니다. 커피 한 잔 마시고 기다리는 시간을 합치면 4시간 정도됩니다. 그런데 주차비는 약 3만원이나 나옵니다. 하물며 할인도 되지않습니다.”
147일만에 롯데월드몰 아쿠아리움과 영화관이 재개장했다. 일단은 안전문제가 해소돼 입점업체들은 안도하면서 기대감이 높았다. 아쿠아리움과 영화관이 폐쇄된 147일간 보다는 찾는 고객들이 늘었다. 하지만 입점업체들 숨통만 틔였을 뿐 아직도 매일매일 살얼음판을 걷는다고 하소연한다. 롯데월드몰의 안전문제 때문은 아니다. 바로 ‘사전 주차예약제’ 때문이다.
재개장 첫날 한 대형 의류매장에는 손님들이 일하는 직원들보다 적었다. 일부 손님들은 몇 만원짜리 옷을 사면서 주차할인이 되느냐고 묻기도 했다.
현재 롯데월드몰 주차장은 10분에 1000원, 최대 3시간이며 초과시 50% 할증이 붙는다. 입주업체들은 아쿠아리움과 영화관 재개장을 반길 수만 없는 상황이다. 주말에 차량들로 북적여야만 할 쇼핑몰 주차장은 20%미만의 사용률을 보이고 있다.
상인들은 주차예약제와 유료화를 취소해달라는 탄원서까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임시개장 승인조건으로 롯데 측이 제시한 것이라며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입점업체들은 서울시의 정책 고집(?)에 이래저래 속만 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롯데월드몰에서 외부로 눈을 돌려보면 상황은 판이하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등 지하주차장은 주차차량으로 빈틈이 없는 지경이다. 롯데월드몰을 찾아온 손님들이 이용 영수증을 제시하면 무료주차 또는 주차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건너편 롯데백화점 잠실점, 롯데마트, 롯데월드 등에 주차를 하기 때문이다.
막대한 돈을 투입해 조성한 롯데월드몰 주차장은 텅텅 비워둔 채 지상과 반대편 롯데백화점 잠실점 등이 미어터지는 현상, 이것이 정상인 것인지 묻고 싶을 정도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저렴한 잠실역 환승주차장을 찾는 차량도 있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저렴한 주차요금을 찾는 운전자가 잠실역 환승주차장으로 몰리자 이곳 주차요금을 급격히 인상했다. 5분당 150원에서 400원으로 3배 가까이 올린 것이다. 환승 할인마저도 없애버렸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월정기 주차요금도 10만원에서 18만원으로 2배 가까이 인상했다. 시민들의 비난이 일자 ‘환승’이란 글자를 떼고 ‘공영’이라는 간판으로 바꿔 달았다.
환승주차장의 급격한 요금인상은 되레 잠실역 일대 교통난만 더 조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월 서울시의회가 송파구 주민을 상대한 설문조사에서 61.6%가 ‘잠실사거리 일대 교통이 혼잡해졌다’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인근 대형아파트 단지들도 주차전쟁에 내몰리고 있다. 일부 아파트 주민들은 초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있는 등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평일 ‘사전 주차예약제’를 폐지한 롯데몰 수원점. 수원시는 민관합동 모니터링단을 운영하면서 주차요금제 등의 개선방향에 대해 자유토론을 가졌다. 교통문제로 인한 시민불편이 거의 없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내려져 4월 1일부터 평일에 폐지시켰다. 하지만 주말과 공휴일, 세일기간은 유지하되 단계별로 폐지하기로 했다. 적자에 시달리던 입점 업체들에게는 단비와 같은 소식이었다. 주차예약제가 남아 있는 곳은 롯데월드몰이 유일하다.
지속적인 모니터링 등을 통해 주차예약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당위성은 그래서 제기된다. 주차예약제가 지속된다면 인근 자영업자와 입점업체 상인들의 눈물이 계속 글썽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