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新밀월’본격화에 공동전선 구축 대응 푸틴, 국제질서 거부…‘강력한 러’건설 야심 시진핑, 黨政軍 장악…국제질서 주도 욕심 美 MD 공동 경고…이달말 합동군사훈련도
‘차르’와 ‘황제’가 손잡고 미국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주말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70주년 기념행사와 이를 계기로 열린 중ㆍ러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의 공고한 밀월관계를 과시했다.
러시아와 중국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강력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양국 밀월의 목표가 미국을 겨냥한 것임을 감추지 않았다.
▶절대권력 장악한 슈퍼 파워=제2차 세계대전 전승절을 불과 이틀 앞둔 지난 7일 대통령에 취임한지 꼭 15년이 된 푸틴 대통령은 현대판 차르에 다름 아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 국가의 포위망 속에서 자국의 이해관계를 위해서라면 우크라이나와 조지아 사례가 보여주듯이 무력카드 사용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미 두 차례 재선에 성공한 푸틴 대통령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과 총리 자리를 맞바꿨다가 지난 2012년 대선을 통해 대통령직으로 다시 복귀했다.
러시아 의회는 대통령 임기를 4년에서 6년으로 늘렸는데 푸틴 대통령의 출마가 확실시되는 2018년 대선에서 또다시 당선된다면 이오시프 스탈린보다도 장수하게 되는 셈이다.
국제사회의 시선이 푸틴 대통령의 행보에 쏠리는 것은 그가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를 거부하면서 ‘강력한 러시아’ 건설의 꿈을 감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근 푸틴 대통령을 미국에 협조적이었던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에 빗대 “옐친은 미국의 호주머니에 있었지만 푸틴은 미국의 등에 올라타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시 주석 역시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과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 쉬차이허우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 링지화 공산당 통일전선공작부장 등 ‘신 4인방’으로 불리던 정적을 모두 숙청하고 당ㆍ정ㆍ군 권력을 장악하면서 황제의 반열에 올랐다.
‘중국의 꿈’과 새로운 형태의 국제관계를 내세워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를 흔들려하고 있다는 점은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이해가 일치하는 대목이다.
▶중ㆍ러, 미ㆍ일 보란 듯이 밀월관계 과시=신정승 전 주중대사는 11일 “미일동맹 강화에 대응하는 것으로 전략적으로, 의도적으로 중러관계를 부각시킨 측면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서방국가의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정치ㆍ경제협력이 절실했고, 중국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놓고 미국과 일본 등으로부터 포위된 상황에서 양측의 계산이 맞아떨어진 결과라 할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기념사에서 “우리는 단극적 세계를 건설하려는 시도와 무력을 앞세운 블록적 사고가 기승을 부리는 것을 목격한다”면서 “이는 세계발전을 가로막고 있으며 우리의 과제는 블록 짓기를 배제한 글로벌하고 균등한 안보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가 서방국가와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앞세워 일극주의를 추구하고 있다는 비판이었다.
러시아는 이날 소련 붕괴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 퍼레이드를 펼치며 군사적 위용을 과시하기도 했다.
특히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는 RS-24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군사 퍼레이드 때 공개한 것은 미국을 향한 무력시위로 풀이된다.
행사 내내 푸틴 대통령 옆자리를 지킨 시 주석 역시 만면의 미소를 머금은 채 푸틴 대통령의 연설을 간접적으로 지지했다.
▶푸틴과 시진핑, 미 MD 공동 경고=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는 미국과 일본을 향해 보다 직접적으로 경고메시지를 던졌다.
양 정상은 기념행사 전날 정상회담을 가진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일방적으로 전세계적인 범위의 미사일방어 시스템을 개발하고 배치하는 것은 국제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며 지구의 전략적 안정과 안보를 해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일본과 관련해서는 공통의 역사인식을 강조하며 공동대응을 다짐했다.
이와 관련, 푸틴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과 중국은 수많은 자국민이 목숨을 잃으며 가장 큰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이에 시 주석은 “러시아 못지않게 중국은 일본에 맞서며 큰 피해를 봤다”며 “이 때문에 러시아와 중국은 오늘날 강한 동지애를 가지게 됐다”고 화답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관계는 정치, 군사를 넘어 경제, 금융 등 전반적인 분야에서 강화되고 있다.
양국은 이달 말 지중해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며 정상회담을 통해서는 양국 주도 지역 경제공동체 협력, 러시아 가스의 중국 서부지역 공급 등의 내용에 합의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과 러시아는 미일동맹이 강화되는데 따라 미국과 일본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안보전략적 이익에 더해 경제ㆍ에너지 등 분야에서도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며 “앞으로도 양국이 동아시아 전체에서 상호 이익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우에 그친 남북 대표 만남=한편 미ㆍ일 신밀월 관계에 이어 중ㆍ러가 남다른 친분을 과시한 반면 이번 행사에 참석한 남북 대표간의 만남은 스쳐 지나가는 조우에 그쳤다.
이번 행사에 박근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참석한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은 북한 대표로 나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났지만 남북관계에서 진정성이 필요하다는 원론적 얘기를 주고받는데 그쳤다.
이와 관련,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윤 특사는 남북관계가 잘 됐으면 좋겠다는 요지의 일반적 언급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밝혔다.
신대원ㆍ김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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