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에도 소비부진 지속 1분기 성장률 4분기째 0%대 엔저 겹쳐 수출 타격도 불가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 1분기에도 0.8%(전기대비)에 그치면서 ‘세월호 참사’이후 4분기 연속 0%대의 저성장을 이어갔다.

소비와 수출이 모두 부진한데다 환율은 900원대 마져 위협받는 상황이어서 저성장 국면의 장기화에대한 우려는 점점 높아졌다. 한국은행은 23일 이같은 내용의 ‘1분기 실질 GDP 속보치’를 발표했다. ▶관련기사 3면

작년 1분기 1.1%로 선방했던 성장률은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2분기 0.5%로 꺽였고, 3분기 0.8% 4분기 0.3%까지 떨어졌다.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 민간소비 증가율은 0.6%로 작년 3분기(0.8%)나 4분기(0.5%)에 비해 나아지지 않았다. 그나마 건설투자가 7.5% 늘었지만 이는 지난해 4분기 정부지출 감소로 건설투자가 7.8%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볼 수 있어 긍정적으로만 보기 어렵다. 설비투자 역시 0.0% 성장률 보이면서 작년 1분기 1.4% 감소이후 최저를 기록하는 등 내수가 부진의 늪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성장률 전망을 3.4%에서 3.1%로 하향조정했고, 외국계 금융사를 중심으로 올해 성장률 전망을 2%대로 낮춘 곳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편, 1분기의 작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2.4%로 집계됐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3.6% 증가했다 . 여기에 환율은 계속 떨어져 수출부진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 등 엔저에 따른 충격이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서울 외환시장 개장전 오전 8시22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오전 6시 뉴욕시장 대비 0.66원 내린 100엔당 899.67원이었다.원·엔 재정환율이 900원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8년 2월28일 889.23원(종가 기준) 이후 처음이다. 이후 열린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900원선을 회복하면서 오전 10시 10분 현재 902.58원을 기록하고 있다.

원ㆍ엔 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선 85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금리인하 신호를 보내는 등 엔저에 대한 금융당국의 발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편 기재부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한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