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우리나라의 기업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권 규제가 지나치게 강해 경영에 위협이 되고 있다. 중국과 일본 등 경쟁국 기업들보다 현저히 불리한 조건이어서 실질적인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분석을 보면 202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각국의 2012년 배출실적과 비교하면 일본은 3.2% 감축이 필요하지만, 중국은 오히려 47% 초과 배출이 가능하다. 반면 우리나라는 무려 10.1%나 감축해야 한다. 6년 전 부린 호기 때문이다.

온실가스 감축의무는 각국의 산업화 이후 누적 배출량에 따라 분담되는 게 원칙이다. 1900년 이후 우리나라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전 세계 배출량의 1% 수준으로 세계 16위다. 중국(11.1%, 2위)과 일본(3.9%, 6위)보다 기후 변화에 대한 역사적 책임이 크지 않다. 게다가 기후변화협약에서 과거의 책임 관점에서 설정된 우리나라의 지위는 개도국으로 의무감축 대상국도 아니다.

그런데 지난 2009년 당시 녹색성장을 표방하던 정부는 ‘2020년 배출전망치(BAU) 대비 30% 감축’이라는 도전적인 목표를 국제사회에 제시했다. 경제여건이 바뀌었지만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이라는 ‘체면론’을 앞세워 수정도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그결과 현재 우리나라는 전 지역에서 강제적으로 배출권 거래제를 시행할 뿐 아니라 기업이 치러야할 비용도 엄청나다.

지난 1월 국내 배출권거래제가 시행된 이후 할당 배출권(KAU)은 첫 달 4거래일만 거래됐다. 시장이 제 기능을 못해 배출권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의 선택은 과징금 납부가 유일하다. 과징금 기준은 할당량 대비 초과배출량에 대해 최대 톤당 10만원 범위 내에서 시장 평균가격의 3배다. 정부가 발표한 시장안정화 기준가격 톤당 1만원이 유지된다고 해도 톤당 3만원이 된다.

반면 중국은 베이징, 상하이 등 7개(5시 2성) 지역에서 시범 형태로만 배출권거래제를 운영 중이다. 배출권 평균가격의 3배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것은 우리와 유사하지만 현재 시장가격이 우리의 절반수준이다.

일본은 도쿄, 사이타마, 쿄토 3개 지역에서만 제도 운영 중이다. 그나마 교토는 제도 참여여부가 기업 자율이다. 도쿄와 사이타마는 산업부문의 이산화탄소 배출비중이 극히 미미해 산업에 미치는 영향고 거의 없다. 과징금도 강제적 배출권거래제를 시행하는 사이타마에서는 아예 없고, 도쿄도 감축 명령을 위반할 경우 455만원(10일 환율기준 9.09원/엔)의 과징금만 부과된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국내 제조업이 에너지 효율화를 상당부문 달성한 상황에서 과도한 수준의 온실가스 감축의무는 대해 산업계의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국내 경제여건 변화와 기업 경쟁력을 고려해 온실가스 감축목표 완화가 필요하고, 배출권 부족으로 불가피하게 시장에서 구입을 못하는 경우 과징금 수준을 시장안정화 기준가격으로 완화해야 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