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장비로 핵심증거 찾아내…굵직한 사건 때마다 중요한 역할
“색다른 방법, 누구나 예측하기 힘든 그런 방법들을 짜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관계자의 말이다.
정치권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리스트 속 인물들의 조직적인 증거인멸 시도와 경남기업 인사들에 대한 회유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들과의 보이지 않는 두뇌싸움 속에서 ‘결정적 한방’을 찾기 위한 검찰의 묘수가 어떤 것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21일 검찰과 사정당국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알려진 특별수사팀의 자료 수집 방법은 관련자 증언, 휴대전화 기록ㆍ위치추적, 하이패스 단말기,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 복원, 신용카드ㆍ교통카드 사용기록 파악 등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외부에서도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기법들이다.
전문가들은 디지털포렌식(digital forensics)에 ‘색다른 길’의 해답이 있을 것으로 지목한다.
포렌식은 범죄에 대한 증거를 얻기 위한 과학적 수사를 일컫는 말로, 최근에는 범죄와 디지털 기기의 관련성이 높아지면서 디지털포렌식이란 용어로 확대됐다.
지난 2008년 대검에 설치된 디지털포렌식 센터(DFC)는 사진이나 컴퓨터 하드디스크나 USB, 휴대전화 기록부터 메일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의 삭제된 데이터를 복원해 필요한 법적 증거 자료를 찾아내는 첨단 검증 기관이다.
DFC가 보유하고 있는 분석장비를 활용하면 현장 압수수색에서 하드디스크 자료를 원형 그대로 다운받을 수 있다.
솔로몬저축은행 불법대출 사건을 비롯해 옛 통합진보당 부정 경선 사건,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등 굵직한 사건에서 핵심 증거를 찾는 알토란 같은 역할을 담당해왔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당시에도 선원들의 혐의를 입증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사고 해역에서 발견한 휴대폰에서 사고 당일 오전 학생들이 보낸 “배가 한쪽으로 기울었는데 계속 가만있으래” 등의 카카오톡 메시지가 복원돼 결정적인 증거로 사용됐다.
특별수사팀은 빠른 시일 내에 DFC로부터 복원된 컴퓨터 파일 등을 넘겨받아 분석한 다음 우선적으로 소환할 대상자를 선별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공여자인 고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이 사망한 상태에서 당사자들의 증거 인멸ㆍ은폐가 수사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고 관련자들이 검찰 수사에 대비해 말을 맞춘 정황이 있는지 등도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수사팀 관계자는 “디지털 자료에서 삭제된 흔적이 꽤 발견됐다”이라며 “증거를 은닉하거나 폐기하는 행위나 시도가 포착될 경우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엄정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양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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