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시에서 27일(현지시간) 벌어진 최악의 ‘폭동’에 미국 전역이 긴장하고 있다. 주방위군까지 출동해 진압에 나서면서 소요사태는 진정국면에 들어갔지만, 후폭풍이 거셀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종 갈등을 넘어 경제적 양극화라는사회구조적 문제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데 있다.
볼티모어는 빈부격차가 극심한 지역 중 하나이다. 특히 볼티모어 서부 샌드타운 지역은 그중에서도 주민 3분의 1 이상이 최저 빈곤층의 삶을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5분의 1가량은 직업이 없고 메릴랜드 주 감옥에 갇힌 수감자 절반 이상이 이 지역 출신이다. 청소년 5명 중 1명은 20일 이상 학교 수업을 빠져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열악한 환경은 범죄율을 높였다. 샌드타운 지역에서 발생한 살인은 볼티모어 시 평균 발생 건수보다 2배 높다. 올해만 샌드타운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은 총 68건이다. 이러다보니 샌드타운의 흑인 거주자 모두가 잠정 범죄자 취급을 받고 있다는 불만이 커졌다.
실제 워싱턴 포스트는 볼티모어의 서부 샌드타운 지역이 경찰의 불심검문이 잦은 지역이면서 경찰 비리 고발도 빈번히 이뤄지는 곳이라고 밝혔다.
이 지역신문 기자인 마이클도 “차를 대기만 해도 경찰이 불러세우고, 운전하고 있는 젊은 흑인들을 발견하면 마치 절도범인양 바로 심문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27일 폭동의 도화선이 된 추모식의 주인공인 25세 흑인 청년 프레디 그레이의 경우가 극단적인 예다. 그레이는 경찰을 쳐다본 뒤 도망쳤다는 이유로 체포되는 과정에서 척추를 심각하게 다쳤지만 경찰은 응급구조를 요청하지 않았다. 혼수상태에 빠진 그는 일주일 만에 사망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폭동이 단순 흑인에 대한 백인 경찰의 공권력 남용 문제가 아니라, 경제적으로 소외된 시민들을 잠정적인 범죄자로 가정하는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반발한 결과라는 점에서 촉각을 세우고 있다. 사회구조적인 문제인 만큼 사태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될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실제 로스앤젤레스(LA) 시는 볼티모어에서 폭동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비상경계령인 ‘블루 경보(Blue Alert)’를 발령했다.
미일 정상회담으로 바쁜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즉각 기자회견을 갖고 가난과 마약, 공공투자의 부족 등의 문제가 지역민과 경찰 간 신뢰를 무너뜨렸다며 경찰과 지역민의 자기성찰을 촉구했다. 백악관도 사태 확산 가능성을 감지하고 선제적으로 움직였다는 해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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