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법조팀]검찰이 12일 ‘성완종 리스트’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이번 수사는 현 여권 핵심인사들은 물론 새누리당의 대선자금 비리 의혹까지 겨눠야 하는 등 폭발력을 지닌 채 전개될 공산이 크다. 수사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에는 야권에서는 ‘특검론’이라는 카드로 더 세게 압박해 올 공산이 크다.

핵심 인물이 사망한 데다 단서 또한 현재로서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수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특별수사팀 전격 구성 배경은=검찰의 본격 수사 착수에는 정치권 유력 인사가 거론되는 ‘성완종 리스트’에 대해 국민적 의혹이 커지고 야권은 물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까지 이날 오전 ‘성역없는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 것 등이 영향을 준 요인들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은 대한민국 검찰의 명운을 걸고 좌고우면하지 말고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철저한 수사를 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고 이어검찰은 오후에 특별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해 사실상 정치권의 요청에 따라 수사에 나서는 모양새가 됐다.

무엇보다 수사에 미온적일 경우 정치적 편향 논란이나 특검 도입론 고조 등 검찰 조직에 부정적인 여론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난관산적…수사 어떻게=특별수사팀은 제기된 의혹들을 풀어줄 수 있는 구체적인 범죄의 단서들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경향신문의 전화 인터뷰 녹취 파일을 확보하는 한편 경남기업 측으로부터 메모나 인터뷰 내용을 뒷받침할 ‘비밀 장부’ 등 자료를 모으는 데 당분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대검 디지털 포렌식 센터에서 진행 중인 성 전 회장의 메모 필적 감정은 이르면 13일에 그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성 전 회장의 지시를 받아 돈을 전달했을 ‘심부름꾼’이 증인으로 나설 지도 향후 수사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성 전 회장은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돈을 건넸을 때는 우리 직원들이 심부름했다”고 주장한 바 있는데, 이처럼 제3의 인물이 있고 그를 통해 의혹을 뒷받침할 진술이 나오면 수사가 빨라질 수 있다.

단서가 불어나면 이를 근거로 메모나 인터뷰 속 인물들에 대한 계좌추적과 압수수색 등의 강제수사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이를 통해 혐의를 입증할 ‘장부’ 등 증거가 확보되면 피의자 소환 등 후속 수사가 이어질 수 있다.

경남기업으로부터 비리 단서를 더 얻을 수 있다면 수사는 전방위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업인이었던 성 전 회장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보험’에 들었다는 설(說)이 나오는 만큼 수사가 여야 정치권과 고위 공무원 등을 겨냥하는 쪽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일반적인 비리 의혹 사건보다 단서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당장 핵심 인물인 성 전 회장이 고인이 됐고, 당사자들끼리만 은밀하게 알고 있는 금품로비 사건의 속성상 경남기업에서 검찰에 수사 단서가 될 만한 관련 자료를 얼마나 제공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더구나 메모 속 인물들이 강력하게 금품거래 의혹을 부인하고 있어 자칫 용두사미로 끝나버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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