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150명의 목숨을 앗아간 독일 저먼윙스 9525편 추락 당시의 악몽 같은 순간이 담긴 휴대전화 영상이 발견됐다고 프랑스 주간지 ‘파리마치’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리마치는 이날 독일 일간 빌트와 함께 사고 당시 최후의 몇 초가 담긴 짧은 영상을 확보했다면서 “영상 속 장면이 매우 혼란스러워서 사람들을 구별하기는 어렵지만 승객들의 비명 소리는 그들이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영상 속에는 여러 언어로 “세상에”(My God)라고 울부짖는 소리가 담겼다.

프랑스 수사 당국이 사고 현장에서 수거한 조종실 음성기록장치에도 공포의 순간이 생생히 담겨 있다.

저먼윙스항공 여객기 9525편은 24일 오전 10시01분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항을 이륙해 독일 뒤셀도르프로 떠났다.

이륙 후 30분 동안 1만1600m의 고도까지 오른 9525편은 오전 10시30분 관제탑과 마지막 교신을 취했다. “고도 상승을 승인해달라”는 일상적인 메시지였다.

모든 것이 예정대로 진행되는 듯했다. 뒤셀도르프까지의 비행 시간은 약 2시간으로 계획돼 있었다.

26일 프랑스 검찰의 브리스 로뱅 검사는 음성기록 상에 나와있는 사고의 정확한 시점들은 공개하지 않은 채 “비행 첫 20분 동안 조종사들이 평소와 같은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로뱅 검사는 그러나 초반 정중했던 안드레아스 루비츠 부기장의 말투가 패트릭 존더하이머 기장이 착륙에 대해 브리핑을 시작한 시점부터 “퉁명스러워졌다”고 전했다.

착륙 브리핑 직후 10시30분께 존더하이머 기장은 루비츠에게 조종간을 맡기고 조종실을 떠났다. 조종석이 뒤로 밀리고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혼자 남은 부기장은 이 시점에 여객기가 하강하도록 버튼을 누른 것으로 보인다. 이 시점이 10시30분55초.

로뱅 검사는 “고도를 조정한 행위는 의도적인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관제탑과의 마지막 교신 직후 10시31분 9525편의 고도는 낮아지기 시작했다.

고도는 불과 8분만에 1만m 가까이 낮아진 1800m까지 떨어졌고 이후 추락했다. 여객기가 추락하는 동안 루비츠는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이후 약 4분만인 10시35분 화장실에서 돌아온 존더하이머 기장은 문을 열려고 시도하다 잠겨있자 가볍게 문을 두드렸다. 아무 대답이 없자 다급히 문을 쳤고 곧 기내에 알람이 울리기 시작했다.

음성기록에 따르면 루비츠 부기장의 숨소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정상을 유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조난 신고도 하지 않았다.

9525편은 1분당 고도 914~1220m씩 급하강했다. 관제탑이 반복적으로 9525편과 교신을 시도했지만 응답은 없었다.

여객기가 마지막으로 레이더에 잡힌 시점은 고도 1882m를 지나던 오전 10시40분47초였다. 승객들이 지른 비명소리가 상황의 긴박함을 설명해준다. 여객기는 시속 700㎞의 속도로 단단한 알프스의 암벽과 부딪혔다. ‘생존율 0’ 속도였다.

한편 사고현장 수색 관련 업무를 담당한 장 마르크 메니치니 프랑스 헌병 대변인은 CNN 방송에 사고현장에서 휴대전화들을 수습하고 있지만 아직 활용된 것은 아니라면서 두 매체의 보도가 “완전히 잘못됐으며 부당하다”고 말했다

저먼윙스 여객기는 3월 24일 오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독일 뒤셀도르프로 향하던 중 프랑스 남부 알프스에서 추락해 승객 144명과 승무원 6명 등 150명 전원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