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카드사 개인정보 유출사태에 대한 후속대책과 관련해 유사 법안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정치권이 국회에 계류중인 개인정보보호 법안은 거들떠보지도 않다가 개인정보 대량 유출 사태가 발생하고 나서야 앞다퉈 “2월 임시국회 때 관련 법안처리를 우선 처리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입법부의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대응은 개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변재일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2일 정보주체가 개인정보처리자의 위반행위로 재산적ㆍ비재산적 손해를 입은 경우 개인정보처리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또 금융지주회사가 자회사에게 고객정보를 제공하는 경우 고객에게 정기적으로 그 제공 내역을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동시에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이상일 새누리당 의원도 지난달 28일 금융지주회사가 고객정보를 자회사간 무분별하게 공유하지 못하도록 경영관리업무 등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 정보주체의 사전 동의 없이 정보를 공유하는데 제한을 두는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아울러 신용정보회사가 신용정보 관리를 위탁한 경우 신용정보전산시스템의 안전보호 조치를 하지않아 신용정보가 분실ㆍ도난ㆍ유출ㆍ변형 또는 훼손되면 6개월간 영업정지를 명할 수 있도록 하는 ‘신용정보보호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뿐만 아니다.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은 이튿날인 29일 개인의 신용정보 유출시 유출 그 자체를 피해로 간주해 해당 기업에 손해배상 책임을 지우는 내용의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내놨고,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은 이달초 개인정보가 유출돼 피해가 발생하고 사업자의 과실이 인정될 때 피해의 입증책임을 사업자에게 부과하는 ‘법정손해배상제도’ 도입을 골자로 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국회에는 이미 개인정보ㆍ신용정보 보호를 강화하는 법안들이 제출돼 있었다. 오래전 법안이 제출됐지만 정작 입법화 단계까지 논의가 진행된 경우가 없었을 뿐이다. 이찬열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금융회사 등이 주민등록번호ㆍ여권번호ㆍ운전면허 등과 같은 정보를 수집할 경우 반드시 암호화하도록 하는 법안을 낸 바 있다. 강은희 새누리당 의원도 개인정보가 담긴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파기하는 과정에서 정보가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내놨었다. 박성호 새누리당 의원은 보안대책이 부족한 금융기관에 대한 과태료를 3000만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의 ‘신용정보법 개정안’을 냈지만 이들 3개 법안 모두 진전을 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