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극악한 테러분자” -우리 정부 “즉각 석방과 송환” -남북관계 파장 예고
[헤럴드경제=신대원ㆍ김상수 기자] 북한은 27일 정탐·모략 행위를 목적으로 침입한 ‘남한 간첩’ 김국기와 최춘길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주장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남한 간첩’ 2명을 정탐·모략 혐의로 체포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북한이 터무니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면서 즉각적인 석방과 송환을 요구했다.
북한이 남한 국민 2명을 국가정보원 간첩이라며 억류하고 공개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을 ‘테러 분자’로 규정한 것은 남북관계에 만만치 않은 파문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가 더욱 냉각될 수 있고 북한에 억류된 국민이 3명으로 늘어난 데 따른 정부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반공화국 정탐·모략행위를 감행하다가 적발체포된 괴뢰정보원 간첩 김국기, 최춘길의 국내외 기자회견이 26일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렸다”고 밝혔다.
북한 국가안전보위부는 기자회견에서 이들에 대해 “미국과 괴뢰정보기관의 배후조종과 지령 밑에 가장 비열하고 음모적인 암살 수법으로 최고수뇌부를 어째보려고 날뛴 극악한 테러분자들”이라고 했다.
보위부는 특히 김씨와 최씨가 주로 조선족, 화교, 북한 사사여행자(보따리상) 등과 접촉해 정보를 수집했다면서 “몇푼의 돈 때문에 간첩질을 하고 있는 외국 국적자들에게도 준엄한 심판을 내릴 것이라는 것을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진술’에서 김 씨는 1954년 대전에서 태어나 2003년부터 중국 단둥에서 거주했고, 최 씨도 1959년생으로 춘천에서 태어나 비슷한 시기부터 중국에서 살았다고 밝혔다.
김씨와 최씨는 중국에서 남한의 ‘국정원’ 요원에게 매수돼 북한 정보를 수집, 제공하거나 북한 체제를 비방하는 활동을 펼쳤다고 말했다.
김 씨는 “2010년 북한 최고지도부가 철도로 중국을 방문할 수 있다는 지령을 받고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 국가테러행위로서 가장 엄중한 범죄라는 것을 인정하고 정식으로 사죄한다”고 했다.
김 씨는 이밖에 핵 관련 자료를 남한에 제공하고, 북한 화폐를 위조하는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시인했다. 최 씨도 국방자료 제공, 간첩사건 조작, 가짜 위조달러 제공 등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김 씨가 어떤 경로로 체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최 씨는 작년 12월30일 북한 경내에 불법 침입했다가 북국경경비대에 단속 체포됐다고 밝혔다.
중앙통신은 이날 홈페이지에 국가안전보위부 기자회견 동영상을 공개했으며 라디오방송인 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기자회견을 녹음 중계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신문 5면에 ‘남조선 괴뢰정보원 간첩들 국내외 기자회견에서 반공화국 정탐모략행위의 범죄진상 자백’이라는 제목의 기사와 함께 기자회견 사진 4장을 게재했다.
이에 대해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어떠한 사전설명도 없이 일방적으로 우리 국민 김국기씨와 최충길씨를 억류하고 이들에 대해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임 대변인은 “북한의 이런 조치는 국제관례는 물론 인류보편적 가치인 인권과 인도주의 정신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며 “기자회견에서 언급된 북한의 조사내용은 향후 우리 국민들이 우리측으로 송환된 후에 확인해 봐야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부는 북한이 우리 국민 김국기씨와 최충길씨를 조속히 석방하고 우리 측으로 지체없이 송환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또 우리 국민들이 송환되기 전까지 국제규범 및 관례에 따라 신변안전 및 편의를 보장하고 그 가족과 우리측 변호인이 접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kimh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