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 기자]한 누리꾼은 이태임·예원 사건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태임은 욕을 했고, 예원은 반말을 했으며, 디스패치는 오보를 냈다.‘

이번 사건은 몇가지 교훈을 남긴다. 다 지나고 나서 하는 소리지만, 이태임 욕설 사태는 소재 자체가 기사화돼 크게 비화될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두 사람이 주고받은 대화가 방송에 나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 때문에 생긴 게 아닌, 완전히 사적인 사안이다. 반말을했건 존댓말을 했건 지극히 사적인 일이다. 고로 두 사람이 풀면 된다. 설령 이 일이 보도됐다 해도 확대시킬 일이 아니다. 이걸로 제주까지 날아갈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기 때문에, 촬영 당시 동영상이 유출되면서 또 한번 말도 안되는 홍역을 치러야 한다. 예원의 상황을 두둔하는 듯한 글들은 용납이 안된다. 이태임은 사과를 하고 정신과적 치료까지 받고 있는데, 반말을 하지 않았다고 해놓고 거짓말 했던 사실이 드러난 예원에게도 조용히 넘어가기가 어렵다.

또 하나, 이번 사태에서 생각해봐야 할 것은 사건의 재구성이 초래할 위험성이다. 사건은 재구성 할때마다 조금씩 달라진다. 누구의 시각이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베트남 해녀의 시각이냐, 촬영 스태프의 시각이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당시 현장을 목격했던 예원 매니저는 예원이 반말을 하지 않았다고 회사에 보고해 보도자료가 그렇게 작성된 것이다. 그 매니저는 예원의 “안돼” “아니, 아니”가 선배를 무시하는 반말이 아니라, 예원이 즐겨 사용하는 애교성 말투 정도로 여겼던 것 같다.

목격자들 간에도 팩트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사건을 재구성하려면 엄밀하고 균형감각을 가져야 한다. 편향된 재구성은 당사자에게 상처를 남길 수 있다. 이민호-수지 열애 보도도 런던호텔, 2박3일 등 상상력을 자극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건 수지에게는 폭력이 될 수 있다. 이태임·예원 사안에 대해 디스패치가 오보를 내고 사과문까지 발표한 것은 팩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음을 인정한 것이다. 특히 사람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재구성하면서 ‘완벽한 팩트’로 보이게 만드는 카톡의 문자 메시지 주고받기 플로어 형태로 구성하는 건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이번 사안을 디스패치도 발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 같다. 그동안 디스패치는 대중이 궁금해하는 사안에 대해 결론을 내려주는 단정자 역할을 해왔다. 확실한 취재로 정확도를 높여왔기 때문에 신뢰도도 쌓였다. 신뢰가 없는 사람이 거짓말을 하면 그냥 넘어가지만 신뢰 했던 사람이 거짓말을 하면 배신감이 생긴다. 디스패치가 지금 딱그런 상황에 처한 셈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안에서 생각해 볼 것은 MBC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제작진은 왜 쏙 빠져버렸냐는 것이다. 이태임과 예원의 갈등양상에는 열악한 제작여건도 크게 작용했다. 한겨울에 해녀체험이랍시고, 훈련이 안된 여성을 물속에 집어넣는 무리수를 범했다. 그런데 제작 주체는 꿀 먹은 벙어리다. 태임과 예원 두 사람에게만 집중 포화가 가해지고 있다. 두 사람은 “왜 우리만 갖고 그래”라고 말하고 싶을 것이다. 이태임·예원 사건은 말도 안되는 상황의 연속이지만, 그래도 배워야될 교훈은 있는 것 같다.

서병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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