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미역국 끓여드리기, 소개팅 해보기, 헤어진 친구 찾기, 운전면허증 따기, 가족여행 가기, 파리 오르세 미술관 가기, 한국영화 100편 보기 등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일상 속의 일들이 그 누구에겐 무엇보다 간절한 한 사람이 있다. 모두 눈이 보이는 오늘 꼭 해야 하는 일들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귀가 큰 토끼 베니를 통해 꿈과 희망을 그리고 있는 구경선 작가이다. 구 작가는 두 살 때 열병을 앓고 난 뒤 청력을 잃은데 이어 최근에는 점점 시야가 좁아져 결국에는 아예 보이지 않게 되는 망막색소변성증 진단을 받았다.

귀가 들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살면서 너무나 많은 제약에 부딪히며 살아야했는데 이제는 눈까지 보이지 않게 된다고 하니 그림을 그리는 구작가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얘기일 것이다.

구작가의 그림에세이 ‘그래도 괜찮은 하루’(예담 펴냄)는 눈이 보일 때까지 해볼 수 있는 것은 모두 해보자는 마음으로 버킷리스트를 실천하고 있는 그녀의 간절한 소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구작가를 대신해 소리를 들어줄 귀가 큰 토끼 베니를 통해 하루하루 더 소중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는 일상을 그려나가고 있는 것.

의지가 나약한 사람이라면 좌절하고 현실을 회피할 법도 하지만 구작가는 담담하게 자신이 처한 상황을 받아들이고 씩씩하게 정면 돌파하고 있는 중이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 아직 혼자서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오늘, 그리고 다가올 내일이 구작가에게는 늘 선물이기 때문이다.

구작가는 “귀도 안 들리고 시력도 점점 잃어가고 있지만 그래도 말을 할 수 있는 입술, 향기를 맡을 수 있는 코,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손이 남아 있으니까 절망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며 “완전히 안 보이게 되기 전까지는 열심히 버킷리스트를 실행하고 그 이후에는 남아 있는 감각들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면 된다”고 웃으며 말한다.

이처럼 자신의 상황에 절망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큰 기쁨이라고 말하는 구 작가를 통해 대한민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나는 오늘 하루 의미 없이 시간만 허비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하는 반성과 함께 현재에 감사하며 사는 법을 일깨워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래도 괜찮은 하루’는 현재 베스트셀러 순위 상위권에 오르며 순항중이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