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최경환 호(號)’의 경제 활성화 추진 동력이 부처간의 엇박자, 재계의 외면, 사정태풍 등과 부딪히면서 크게 떨어지고 있다.
최경환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7월 취임이래 46조원에 달하는 재정을 풀면서 줄곧 경제회복에 총력을 쏟아왔지만 오히려 각종 경기지표는 급속도로 악화되는 상황이다. 갈 길은 멀고 마음은 급한데 정책 집행을 둘러싼 주변 여건까지 꼬여드는 형국이다.
이로인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라는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부처간 엇박자= 지방세 인상 논란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완구 국무총리는 최근 인사청문회에서 “자동차세, 주민세는 지방 재정의 필요성 때문에 (인상을) 검토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지방세인상은 올 초 행정자치부가 발표했지만 당시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연말정산에 대한 불만여론과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면서 수면아래로 묻힌 사안이다. 기재부는 법인세, 소득세, 부가가치세 등 국세를, 행자부는 주민세, 자동차세, 종합부동산세 등 지방세를 각각 관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총리가 최근 국회에서 전면적인 전체 세제개편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최 부총리와 이견을 거듭 드러냈다.
또 최 부총리는 전담 부처인 고용노동부에 앞서 적정 임금 이슈를 주도하고 있다. 인상논의 의사결정은 고용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를 통해 이뤄진다. 최 부총리의 임금인상 개입으로 정작 고용부는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규직 해고요건 완화’ 등 민감한 사안을 담은 노동시장 구조개선 방안도 지난해 12월 기재부가 사회적 합의없이 불을 지펴 노사정 간 힘겨루로 난항을 겪었다.
최 부총리와 황우여 사회부총리간의 누리과정(3~5세 유아 교육과정)예산을 둘러싼 견해차이도 악재다. 최근 일부 시도 교육청 관련 예산이 부족, 지원 중단 위기까지 직면하자 기재부는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두 부처간 불협화음은 예산 주체를 놓고 다시 불거질 개연성이 높다.
▷재계 임금인상 저항에 고강도 사정(司正)까지=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6일 ‘30대 그룹 투자 고용 계획’을 발표하면서 최 부총리가 주도하는 적정임금 인상 흐름을 반격하고 나섰다. 30대 그룹의 투자는 늘리는 반면, 신규 채용은 크게 줄인다는 입장이다. 인건비 부담이 크다는 게 그 이유다.
임금인상을 둘러싼 정부와 재계간 기싸움이 새 국면을 맞으면서 경제회복 선순환 구조의 한 축인 일자리 창출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지난해도 정부는 재정지출을 확대하면서 기업의 투자 확대를 기대했지만 재계가 미래가 불투명하다며 소극적으로 임해 청년고용 확대에 차질을 빚었다.
재계와의 냉기류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 총리가 최근 ‘부정부패 척결’ 기치를 내걸면서 포스코를 시작으로 재계에 향한 사정 칼날이 예사롭지 않다. 경제 활성화 주체인 재계를 과도하게 압박하면 정부의 경제활력 정책은 겉돌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최 부총리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