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제주흑돼지’를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제550호로 지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육지와 격리된 제주도의 지역적 여건상 제주흑돼지는 고유의 특성을 간직하면서 제주 지역의 생활, 민속, 의식주, 신앙 등과도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예로부터 돌담을 둘러 터를 잡고 변소에 돼지를 함께 두어 길렀는데 이를 ‘돗통’이라고 부른다. 돗통은 배설물과 음식물 쓰레기 처리, 퇴비 생산이라는 생태순환적 원리가 반영된 제주 특유의 시설이다.

또 제주도에서는 돼지고기가 혼례, 상례 등에 항상 올려졌다. ‘돗수애’(돼지순대), ‘돔베고기’(돼지수육), ’돗새끼회’(암퇘지 자궁 속의 새끼돼지로 만든 회) 등 제주흑돼지는 제주 향토문화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와 근대화를 거치면서 외국에서 도입된 개량종과의 교잡(交雜ㆍ유전적 조성이 다른 두 개체 사이의 교배)으로 순수 재래돼지의 개체 수가 급감해 절종 위기에 처하게 됐다.

제주특별자치도 축산진흥원에서는 1986년에 우도 등 도서벽지에서 재래종 돼지 5마리를 확보해 현재까지 순수 혈통의 제주흑돼지를 사육ㆍ관리하고 있다.

이번에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 제주흑돼지는 제주 축산진흥원 내에서 사육 중인 제주흑돼지로서 천연기념물 표준품종으로 등록된 개체(2015년 3월 현재 260여마리)에 한정된다.

이들 흑돼지는 유전자특성 분석 결과 육지 재래돼지와는 차별된 혈통의 고유성을 유지하고 있다. 외형상으로도 육지 흑돼지는 귀가 크고 앞으로 뻗은 데 비해 제주흑돼지는 귀가 작고 위로 뻗어 있다. 제주도 특유의 기후와 풍토에 잘 적응해 체질이 튼튼하고 질병에도 강하다.

문화재청과 제주특별자치도는 “앞으로 천연기념물 제주흑돼지 엄격한 사양(飼養ㆍ가축이나 짐승에게 알맞은 영양소를 공급) 관리를 위해 관련 규정을 제정할 것”이라려 “더욱 안정적으로 혈통이 보존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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