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통죄 폐지, 콤돔주(株)상한가!’

코미디같은 얘기지만 실제 주식시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테마주가 극성인 우리 증시의 단면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다.

코스피가 3일 개장과 동시에 2000선을 돌파했다. 지수가 장중 2000선 위로 올라선 것은 지난해 10월 1일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로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이유에서다.

연초만 해도 박스권 밑바닥까지 가라앉았던 코스피가 최근 1990대를 회복하면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코스닥도 6년 8개월래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며 승승장구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유동성은 풍부한데 살 종목은 없다’는 푸념만 나온다. 국내 증시는 몇년째 보릿고개였다. 2011년 4월 고점을 찍은 뒤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증시가 부진하다 보니 테마주만 더욱 극성을 부렸다. 선거만 다가오면 각종 ‘정치테마주’ 가 난무, 투자자를 현혹하는 일이 다반사다.

회사의 펀더멘털과 무관한 테마주는 거품이 꺼질 경우 급락을 동반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같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갈곳 없는 자금과 단기차익을 노린 자금은 끊임없이 테마주에 몰렸다.

오랜만에 국내 증시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많은 자금은 여전히 뚜렷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결국 풍부해진 유동성은 몇몇 종목에만 쏠릴 수 밖에 없고, 테마주의 유혹은 더 커질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거품낀 테마주는 불신을 먹고 자란다. 투자자들 상당수는 증권사 추천 종목을 믿지 않는다. 증권사가 목표주가까지 올리며 주식을 사라고 추천한 종목 가운데 주가와 실적이 오히려 뒷걸음질치는 사례도 많다.

심지어 기관이 이미 매수했던 종목 중에 상당한 수익이 발생한 기업을 뒤늦게 추천해 이른바 개미(개인 투자자)들을 끌어 모은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만큼 불신이 깊다는 얘기다.

저금리ㆍ저성장 시대 노후를 준비를 하는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투자처를 찾느라 마음고생을 한다. 하지만 투자업계에서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다 보니, 정보가 부족한 개인 투자자들은 풍문만 믿고 테마주에 투자를 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거품낀 테마주가 극성이면, 주식시장에 대한 불신은 커지고, 답답한 ‘박스피’(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코스피)장세라는 악순환은 반복될수 밖에 없다.

유동성 확대로 비교적 저평가된 국내 증권시장으로 외국인 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시장에 대한 확실한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고서는 결국 코스피 등락 범위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고, 테마주만 더 기승을 부리게 된다.

신뢰 회복만이 자본시장에 대한 기대와 안정적인 투자로 연결돼 시장 파이를 키울 수 있다. 투자자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고, 투자기관들이 전문성을 갖출 때 투자자를 다시 증시로 불러 모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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