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세계 증시가 그동안 짓눌러왔던 악재를 벗어던지면서 ‘돈의 맛’을 톡톡히 보고 있다. 미국과 독일, 영국 증시가 경기회복과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 힘입어 잇따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일본과 미국 나스닥도 15년만에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같은 위험자산 선호 현상은 선진국 증시 뿐만 아니라 신흥국과 유로존 주변부 증시로 확대되면서 세계 증시의 대호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 지수도 지난해 10월1일 이후 5개월만 2000선을 돌파하면서 세계 증시 대호황에 편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2~3년동안 한국 증시는 글로벌 증시의 상승세에 소외됐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대내외 여건이 디커플링(비동조화)보다는 커플링(동조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말했다.
▶선진국 증시 잇따라 최고치 경신=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증시가 최근 최고의 호황을 만끽하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온 미국 다우산업지수는 올해들어서도 2.61% 상승,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기간 미국 나스닥 지수도 5.70%의 상승률을 기록하면 2000년 3월 이후 15년만에 5000선을 재돌파했다. 나스닥이 5000 이상으로 마감한 것은 닷컴버블이 한창이던 2000년 3월9일과 10일 두 차례가 전부였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의 직접적 수혜국인 영국과 독일 등도 잇따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며 훈풍을 타고 있다. 지난달 말 영국 증시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한데 이어 독일은 지난달 26일 이후 3거래일 연속 사상최고치를 잇따라 갈아치우고 있다.
앞서 일본 증시도 15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글로벌 증시 훈풍에 편승하고 있다.
▶대호황 맞는 세계 증시…글로벌 유동성 장세=선진국 뿐만 아니라 유로존 주변국과 신흥국 증시도 세계 증시 대호황에 올라타고 있다.
그리스와 러시아 증시는 지난 2월 한 달 동안 각각 22.0%, 21.6% 상승하면서 선진국 증시 상승세에 바쁘게 뒤쫓아가고 있다. 스페인과 체코 증시도 같은기간 7%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남미 신흥국 증시의 반등 폭도 매우 높은 편이었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이 각각 13.1%, 10.0%로 두 자리대 상승률을 보였고, 멕시코가 7.9% 올랐다.
이같은 세계 증시 상승세는 저유가와 그리스 경제 문제 등의 시장 영향력이 약해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또 일본에 이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도 주식 시장에 자금 유입을 가속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00선 밟은 코스피, 세계 증시에 커플링될까=한국 증시도 더딘 걸음이지만 세계 증시 대호황에 승차 준비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장중 지난 10월1일(장중 2013.47)이후 5개월여만에 2000선을 재돌파하면서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고 있다. 코스닥 지수도 올해들어 14.52% 상승하며, 6년 7개월만에 600선을 돌파한뒤 620선에 안착하고 있다.
코스피 2000 회복의 원동력은 세계 각국의 양적완화에 따른 유동성 장세 확대 기대감이다. 실제로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23일 이후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주식 순매수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말 중국은 3개월 만에 또다시 기준금리 내리며 돈 풀기에 나섰고, 이달부터 유로존의 양적완화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정부의 각종 경기 부양책 등을 내놓고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만큼 반등 폭도 생각보다 클 수 있다는 기대감도 모으고 있다. 당장 12일로 다가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도 코스피 반등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경기지표 개선에 따른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될 전망”이라며 “현재 글로벌 경기나 유동성 환경이 우호적이기 때문에 3월까지 우상향하면서 단기적으로 2050선 달성도 문제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고 말했다.
다만 우리 기업 실적이 정작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김 연구원은 “가장 큰 문제는 상장사 실적에 대한 신뢰 부족”이라며 “국내 기업의 실적과 연관성이 높은 중국 경기의 개선 여지가 많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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