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반발로 도입 합의 쉽지않아 경영진 소극적 대응도 한몫 보수·복리후생 평가항목에 추가 강제력 확보…성과는 미지수

정부가 공기업 개혁 방안의 하나로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 도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내년부터 법적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는데 굳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공공기관 노조 측의 반발이 커 노사 간 합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의 권고도 강제사항이 아니어서 공공기관 경영진도 이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정부는 올해 경영평가에 이를 반영함으로써 강제력을 높일 방침으로 어느 정도 성과가 있을지 주목된다.

무엇보다 고령자고용촉진법 개정으로 내년부터 300인 이상 상시근로자 고용 사업장과 공공기관의 정년이 60세로 연장돼 임금피크제 도입 유인이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노조 측은 특히 정년을 늘리되 일정 연령 이후 임금을 깎는 임금피크제에 반발하고 있다.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관계자는 “법으로 정년 연장이 보장된 상황에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임금 삭감 형태의 임금체계 개편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근속에 따라 자동적으로 임금이 오르는 호봉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정된 고령자고용촉진법에는 정년 60세 연장을 의무화할 때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문구만 있어 임금피크제 도입 여부는 사실상 노사 합의에 맡겨져 있다.

정부가 공공기관 예산편성지침 등을 통해 임금피크제 도입을 권고해왔지만 말 그대로 권고 사항이라 강제력이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려는 사측으로서는 노조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노조가 임금피크제 없는 정년 연장을 요구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그 어려움을 호소했다.

실제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 도입도 저조하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현재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중앙공공기관 등 총 302곳 중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곳은 67개로 전체의 22%에 불과하다.

이미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관도 내년부터 정년 연장이 의무화됨에 따라 내부 정책을 수정해야 하지만 적정 임금피크율을 두고 노사 간 이견이 커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정부는 올해부터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임금피크제 도입 여부를 반영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경영평가에 ‘보수 및 복리후생′(100점 중 6점)의 항목 중 하나로 ‘임금피크제의 도입 운영의 적정성 및 임금피크제 대상자의 직무개발’을 포함시킨다는 것이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임금피크제 도입은 노사가 합의해 결정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정부가 강제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며 “정부가 임금피크제 도입 여부를 경영평가에 반영하는 것은 가장 강력한 정책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