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용산·동작=권지나 기자]모두가 행복해야 하는 명절이지만, 올 설 연휴에는 유독 자살과 관련된 뉴스가 많았다. 명절 이후 자살률 또한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는데,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지난 22일 설 연휴에 들려온 경남 거제의 일가족 사망 사건은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설을 맞아 고향으로 향하던 A씨(35)씨와 A씨의 아내(39)·딸(9)·쌍둥이 아들(6)의 시신이 20일 경남 거제의 도로 갓길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것. 경찰수사 결과 조선소 하청업체에서 일하던 A씨는 아내 이름으로 1억5000만원 상당의 빚을 지고 있었고, 아파트에서 생활하다가 최근 생활고로 인해 작은 원룸으로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일가족 시신이 발견된 차에는 외부인 침입 흔적이 없고 문이 안에서 잠겨 있었으며 차 안에서 흉기, 수면유도제 등이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아내와 세 자녀에게 수면유도제를 먹인 뒤 흉기로 살해한 다음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했다.이와 함께 명절이 괴로운 노인이 늘고 있다. 가족 친지가 모여 웃음꽃이 피는 명절 연휴가 일부 노년층에게는 깊은 외로움과 싸워야 하는 ‘위기의 시간’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극심한 우울증은 극단적인 선택을 부르기도 하는데, 전문가들은 명절을 외롭게 보내는 노년층을 자살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으로 꼽고 있다. 실제로 이번 설 연휴 기간에는 신변을 비관한 노년층의 자살이 잇따랐다.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양모씨(89)가 목을 매 숨졌다. 양씨는 60년을 해로한 부인과 2년 전 사별한 뒤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지난 19일 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김모 씨(91·여)가 5층 창문으로 뛰어내려 그 자리에서 숨졌는데, 경찰은 “김 씨가 최근 피부 질환 때문에 경로당 출입을 삼가 달라는 말을 듣고 크게 낙담해 있었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지난 20일 밤 11시쯤께 서울 은천동의 한 봉제공장에서는 이모씨(50)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경찰은 공장 안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이 씨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며, 이 씨는 구조 당시 술에 취해 “명절도 됐는데, 사는 게 힘들어 죽으려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또한 ‘자살 대교’라 불리는 서울 마포대교에서는 연휴동안 2차례의 자살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구조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명절 기간에 유독 자살 충동이 커지는 요인은 무엇일까?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의 연구 결과 자살에 의한 사회적 손실 비용이 연간 6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모두가 들떠있는 명절일수록 상대적으로 박탈감이 커지면서 자살과 폭력 심리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명절동안 남과 자기를 비교하고, 자신의 어려움이 극대화 되는 시점이 되는 때 자아존중감이 줄어들게 된다”며,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독거노인 등 소외된 계층을 대상으로 자살예방 특별 점검을 벌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명절 직후 우울증 관리가 특히 중요하다”며, “평소 묵혀뒀던 갈등이 명절을 계기로 폭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명절 이후 주위에 대한 관심을 극대화 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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