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와 부엉이를 구별하는 가장 쉬운 구별법은 얼굴 형태다. 올빼미는 접시형 위성안테나와 같은 동그란 얼굴을 가지고 있는 반면 부엉이는 머리 양끝에 귀깃털(귀뿔깃)이 있어 마치 눈썹을 치켜세운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우리나라가 올빼미와 부엉이를 구분해 지칭하는 것과 달리, 영어권에서는 모두 ‘Owl’이라고 쓴다.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독일어에서도 한 가지 단어를 쓴다. 구분을 두지 않고 ‘올빼미목’으로 묶어 지칭하는 것이다. 올빼미와 부엉이가 속한 ‘올빼미목’에서 가장 덩치가 큰 것이 수리부엉이인데 영어명 ‘Eurasian Eagle Owl’에서 보듯이 ‘유럽과 아시아의 독수리 올빼미’로 불린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텃새는 수리부엉이다. ‘밤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이 새가 가진 눈은 사람의 눈 크기(직경 24mm)와 비슷한데 몸무게는 사람의 1/15도 되지 않는다. 비율로 보면 인간이 기린의 눈(42mm) 보다도 훨씬 큰 60mm에 육박하는 거대한 눈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같다.

현재 우리가 개발한 아리랑위성3A호가 러시아에서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 아리랑위성3A호는 수리부엉이와 같이 거대한 눈을 가지고 있다.

수리부엉이 망막에는 약한 빛에 반응하며 명암을 감지하는 간상세포가 단위 평방 밀리미터 당 5만6000개 있다. 사람보다 7배나 많은 것이며, 척추동물 중 최고라고 한다. 반면 아리랑위성3A호는 약한 빛조차 없는 완벽한 어두움에서도 물체에서 방사되는 적외선을 감지하여 영상을 만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수리부엉이는 어두운 곳에서 먼 곳을 보는 능력은 사람보다 100배 탁월하다지만, 밝은 빛에서 색깔을 감지하는 원추세포가 사람보다 덜 예민해 낮 시간대 시력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아리랑위성3A호는 이러한 약점도 허용하지 않는다. 오히려 낮에 그 능력이 절정에 이른다. 비교하자면 인간의 눈은 망막의 한계점에서 1m 거리에 있는 폭이 0.35mm 안에 있는 흑백색선 한 쌍을 구별할 수 있는데, 이에 반해 고도 528Km에서 0.55m의 해상도를 자랑하는 아리랑위성3A호는 인간 최상의 눈 보다 168배 더 정밀한 눈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매의 눈을 예로 들어보면 매의 눈은 인간 보다 약 7배 정도 민감하며 특이하게 시력의 90%를 담당하는 황반이 두 개 있다. 하나는 정면에 있는 먹이를 쫓을 때 쓰고 또 하나는 측면을 넓게 볼 때 사용한다. 이와 유사하게 아리랑위성3A호도 정밀관측을 하는 촬영모드와 넓은 지역을 관측하는 촬영모드가 있다. 그러나 매는 불행하게도 간상세포가 부족하여 저녁이 되면 거의 볼 수 없지만 아리랑위성3A호는 낮에는 매, 밤에는 수리부엉이로 변신한다고 할 수 있다.

아리랑위성3호와 수리부엉이는 또 다른 여러 유사점이 있다. 수리부엉이의 눈은 ‘공막뼈’라는 카메라 경통과 같이 쭉 튀어나온 뼈에 싸여 고정되어 있어 동공을 돌리지 못한다. 따라서 주변을 볼 때 목을 돌려야 한다. 마치 아리랑위성3A호가 주변을 관측할 필요가 있을 경우 몸체를 돌리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수리부엉이의 깃털 표면은 부드러운 털로 덮여 있어 날갯짓을 할 때 나는 바람의 소리를 줄여준다. 더욱이 날개깃의 끝은 빗 모양을 하여 비행 시 공기의 소용돌이 현상을 방지하여 소음을 줄인다. 공기가 없는 우주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아리랑위성 3A호도 최상의 영상을 획득하기 위하여 손 떨림 방지처럼 미세진동을 잡아 준다.

무엇보다도 주목할 것은 이렇게 세계 최고수준에 필적할 만한 아리랑위성3A호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전문연구기관, 한국항공우주산업, AP우주항공, 대한항공, 한화, 두원중공업, 삼성탈레스 등 우리나라의 연구기관들과 기업들이 합심하여 개발한 토종 위성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가 위성 개발을 시작한지 26년 만에 지구관측위성분야에서 세계수준에 근접했다.

지혜는 정확하고 많은 정보에 기초하게 된다. 낮 동안의 격정을 가라앉히고 저녁에 사색에 잠기는 지혜의 여신 미네르바(Minerva)의 부엉이처럼 아리랑위성3A호는 우리에게 지혜의 상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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