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청와대에서 통일준비위원회 위원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집중토론’을 벌였다. 박 대통령이 위원장으로 있는 통준위 회의는 올 들어 처음이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국회 인준 가부(可否)가 결정되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날임에도 박 대통령이 설계한 국정 운영의 두 축(경제ㆍ통일) 가운데 하나인 통일 준비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이날 토론은 형식적인 면에서 ‘선택과 집중’의 흐름이 읽혔다. 우선 토론 참석자가 통준위 소속 정부ㆍ민간 부위원장, 4개 분과 (외교안보ㆍ경제ㆍ사회문화ㆍ정치 법제도)위원장, 태스크포스(TF) 위원 등 30여명으로 한정됐다. 앞서 지난해 진행된 3차례(8월ㆍ10월ㆍ12월)의 통준위 전체회의가 100여명이 참석한 대단위 행사였던 것과 다르다.
청와대 관계자는 “몇가지 주제를 정하고 그에 대한 심도있는 토의를 위해 전체회의가 아닌 위원장단 중심으로 30여명만 참석하는 형식을 취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실질적인 논의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복 70년, 평화통일의 새 길을 열어가겠습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된 토론은 우선 정종욱 민간부위원장의 올해 통준위 활동방향 보고가 이뤄진 뒤 ▷국제정세와 통일준비 ▷남북간 실질적 교류협력 추진방안 ▷통일 이후 복지ㆍ연금ㆍ고용과 투자재원 조달방안 등 3개 주제로 이뤄졌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통일 이후 복지ㆍ연금 등에 대한 토론이다. 앞서 3차례 통준위 회의에서 통일헌장 제정ㆍ북한 민생 인프라 통합 정보체계 구축 등의 청사진을 내놓은 데 이어 논의의 폭을 남북한 국가 통합 재정 운용과 관련된 복지 분야로까지 넓혀가는 형국이다. 통일된 한반도의 경제상황을 상정해 선제적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해보겠다는 시도다. 그러나 남북간 대화 채널이 복구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한 측만의 일방통행식 ‘통일 이후’ 논의가 적절한지에 대한 의구심을 보이는 측도 있다.
무엇보다 대북 제재안을 담고 있는 ‘5ㆍ24조치’ 해제에 대해 정부 안에서도 명확한 입장 정리가 안 된 상황에서 이같은 논의는 한계를 갖고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간 박근혜 대통령의 통준위 회의 석상에서의 발언은 얼어붙은 남북 관계를 획기적으로 전환시키진 못했다. 박 대통령은 통준위 2차 전체회의가 있던 작년 10월 14일 “지금 핫이슈인 5ㆍ24 문제 등도 남북한 당국이 만나 책임있는 자세로 진정성있는 대화를 나눠 풀어나가야 한다”고 했지만, 이후로도 남북 경색 국면은 좀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도 “평화통일의 길을 열기 위해 필요하다면 누구라도 만날 수 있다”며 “남북 정상회담도 그런 데에 도움이 된다면 할 수 있고, 전제조건은 없다”고 했지만 남북 대화의 물꼬도 트이지 않고, 이산가족 상봉의 실마리도 잡히지 않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토론의 의미에 대해 “지난 1월 대통령의 기자회견과 부처 업무보고에 이어 통일준비 추진에 대한 국내외적 모멘텀을 지속해 나가고 특히 통일준비 관련 실질적 방안 도출과 심도있는 논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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