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엽 선배님 같은 엔터테이너가 되고 싶습니다." 당찬 목소리로 개그맨 신동엽을 롤모델로 꼽고,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서도 망설임 없이 풀어낸다.
아직까지 본명보다 '홍제동 김수미'라는 수식어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유병권. 1990년생으로 올해 스물넷인 청년 유병권은 2010년 SBS 예능프로그램 '스타킹'의 도전자로 등장해 얼굴을 알린 뒤 2013년 현재 본격적으로 방송 활동에 돌입했다.
다수의 라디오프로그램의 고정게스트로 출연 중이며, 케이블채널의 예능프로그램을 비롯해서 MBC '컬투의 베란다쇼'를 통해 지상파에도 입성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 불안감으로 인한 공백
유병권은 '스타킹' 출연으로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배우 김수미의 성대모사를 모두가 인정할 정도로 똑같이 해낸다. 특히 김수미 특유의 특징을 잘 잡아내서 단어나 어휘 등도 디테일하다.
이후 그의 삶은 바뀌었다. 방송은 물론 행사 섭외도 쏟아졌고, 알아보는 이들도 생겼다.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방송 일을 하게 됐지만 불안감이 생겼다. '스타킹' 이후 2012년에는 공백도 겪었다.
"지난해엔 사실 고민이 많았어요. 방송 일을 계속 해야 할지를 두고요. 아무래도 기복이 심한 직업이다 보니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죠. 그런데 쉬는 기간에 몸이 근질근질 하더라고요"
유병권은 '하는데 까지 해보자'는 마음으로 현재 소속된 회사의 문을 두드렸다.
"할 수 있는 데 까지 해보자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았어요. 여기서 그만 두려니 많이 아쉽더라고요. 가장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인데, 미련도 남고요.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고 안 될 땐 과감하게 그만두자는 마음이었어요"
그리고 본격적인 방송 활동을 시작했다. 예능 버라이어티, 라디오는 물론 각종 이벤트 MC, 온라인을 통한 개인 방송 등 다방면으로 활약 중이다.
"먼저 더빙으로 일을 다시 시작하게 됐는데, 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쉬는 기간이 있어서인지 몰라도 훨씬 더 열심히 하게 된 것 같아요"
◆ '김수미'로의 변신
"분장을 하면 알아보시는데, 아직까지 평상복 차림으론 덜해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죠(웃음)"
유병권의 방송 모습은 주로 할머니 분장이다. 김수미 성대모사를 더욱 돋보기에 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본래의 모습으로 나갈 때도 많지만, 주최 측에서도 분장을 요구할 때가 많다. 살짝 아쉬움이 남기도 하지만, 그건 앞으로 극복해야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김수미' 캐릭터라 좋은 점도 많다.
"김수미 선생님이 하나의 캐릭터가 되니까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누구에게나 거침없이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주눅들 일은 없거든요(웃음) 그리고 약간의 도발도 재미있게 받아주시고요. 부담 없이 한 다음 카메라 불이 꺼진 후엔 깍듯하게 하면 되니까요"
실제 김수미와도 자주 연락하면서 지내는 사이다. 문자 메시지로 안부를 전하기도 하고, 종종 전화 통화도 하면서 근황을 묻는다. 물론 처음부터 편한 사이였던 것은 아니다. 유병권은 김수미와의 첫 만남을 두고 "정말 긴장했다"고 회상한다.
"사실 처음엔 워낙 대선배님이시기도 하고, 또 성대모사를 하고 있던 터라 불쾌해하시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긴장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김수미 선생님의 따뜻함에 안부 전화와 문자를 보낼 정도로 편한 사이가 됐죠"
◆ 롤모델은 신동엽
유병권은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눈을 반짝인다. 가깝게는 MC로 자리를 잡고, 이후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입지를 다진 다음 조금씩 영역을 넓히겠다는 것.
가장 존경하고, 닮고 싶은 이는 신동엽이다. 그래서일까, 가장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도 케이블채널 tvN 'SNL코리아'.
"김수미 선생님을 뵙기 위해 찾은 촬영 현장에서 신동엽 선배님을 만난 적이 있어요. 늘 선배님처럼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정말 좋았죠. '열심히 하라'고 좋은 말씀도 해주셨고요(웃음)"
그리고 현재 그는 연기 연습도 병행 중이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선생님에게 지도를 받는다. 발성과 2인극을 통해 대사를 읊는 법도 배우고 있다.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짧은 등장에도 또렷하게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연기자가 되겠다는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하고 싶었어요. 감초 연기자, 크게는 '명품 조연'이란 말을 들을 수 있을 때까지 노력할 겁니다. 물론 지금은 많이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할 생각이에요"
꿈을 향한 첫 발을 내딛은 유병권. 신동엽을 꿈꾸는 해맑은 청년, 그리고 대중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싶다는 다부진 각오를 지닌 예비 배우다. 반짝이는 눈빛이 앞으로 그의 행보를 기대하게 만든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hajin1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