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지독한 ‘독감’에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새해 첫 주부터 현재까지 한달 남짓 감기에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달 7일 전당대회 예비경선 이후 한 달 간 진행된 지역별 합동연설회 때문에 주말에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고 합니다. 얼마 전 국회에서 문 위원장과 우연히 마주쳤습니다. 건강은 어떠시냐는 질문에 그는 오른쪽 양복 소매를 살짝 걷어 붙이며 “이 것 봐요”라고 했습니다. 안쪽 팔목에는 빨간 링거 자국이 남아있었습니다.

문 위원장이 독감으로 고생했던 때가 또 있었다고 합니다. 2013년 5월입니다. 그 때도 그는 비상대책위원장이었습니다. 대신 당명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아닌 민주통합당이었죠. 그 해 1월부터 5월까지 약 4개월 간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그는 당시에도 임기 말미에 지독한 독감을 앓았다고 합니다. 비대위 소속 한 중진의원은 “비대위원장 끝날 때마다 감기로 고생을 하신다”고 말했습니다. 임기 내내 긴장하며 보내다 임기가 끝날 때쯤 긴장이 풀리면서 꼭 감기가 걸린다는 의미었습니다. 말 그대로 당의 ‘비상 상황’을 수습하는 일이 비대위의 역할이고, 그 비대위를 이끄는 수장의 자리가 녹록하진 않을 겁니다. 또 비대위원장을 끝낸지 2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비대위원장을 맡게 된 전레 없는 상황도 큰 부담이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 위원장은 7일로 지난 137일 간의 두번째 비대위원장 직을 마무리 합니다. 대체적으로 이번 비대위에 대한 평가는 호의적입니다. 문 위원장 본인도 ‘무사히 잘 마무리가 되는 것 같다’며 만족감을 보였다는 후문입니다. 물론 당대표 경선 막바지에 불거진 이른바 ‘룰 변경’ 논란으로 지도부에 대한 당 내 비판이 제기되면서 “내가 이럴줄 알았다”며 아쉬움을 보였다는 전언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선방 했다’는 평가입니다.

문 위원장은 그동안 무엇보다 당 내 화합을 위해 힘썼습니다. 잇딴 선거 패배와 계파 갈등으로 분열된 당 내 분위기를 수습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뒀습니다. 집안 단속에 신경쓰다보니 여야 관계에 있어서는 “너무 얌전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여야 관계를 원만히 이끌며 몸 싸움으로 점철됐던 국회의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문 위원장은 6일 마지막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며 신임 지도부에게 “당원 모두를 감싸 안는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해서 당내 화합을 도모하고 미완의 혁신 과제들을 계속 실천해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당부의 말을 남겼습니다. 당원들에게도 “우리는 뭉치면 승리했고, 흩어지면 패배했다. 우리는 혁신하면 승리했고, 안주하면 패배했다. 한 번 동지면 영원한 동지다”라고 말했습니다.

선거 기간 불거진 후보들 간 비난전의 여파가 전대 이후까지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비대위원장의 마지막 호소처럼 들렸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세번째 비대위 체제를 맞이하는 오욕을 겪지 않으려면 새 지도부는 물론 모든 당원들이 비대위원장의 마지막 호소를 잊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