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용산·동작=정태성 기자]서울 노량진역 앞 노량진로 14길을 걷다 보면 고시·입시 학원들이 눈에 들어온다. 노량진행정고시학원, 베리타스고시학원, 정진학원, 박문각 남부고시학원, 김영편입학원, 박문각 남부경찰학원 등 유명 학원들이 이곳에 밀집해 있다. 외환 위기 이후 부쩍 늘어난 7,9급 공무원이나 경찰 공무원 학원도 곳곳에서 보게 된다. 이면 골목에는 학생이나 고시 준비생들이 이용하는 독서실과 원룸, 고시원 등이 고시촌을 형성하고 있다. 자연히 유동 인구의 대부분은 20대와 30대. 그렇지만 소비 심리가 넘쳐나는 명동이나 강남역과 달리 풍부한 유동 인구에 반해 매출은 한계가 있다고 점주들은 말한다.
K고시식당 사장인 A씨는 “전국에서 가장 싼 식당이 몰려 있는 곳”이라며 “10장짜리 식권이 2만원 정도이니 한 끼를 2,000원에 해결할 수 있어 학생들에게는 좋지만 원가 부담 때문에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남는 게 없다”며 최근 수 년 사이에 여러 곳의 고시식당이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또한 노량진 상권은 계절에 따라 성수기와 비수기가 있다. “결국 여기는 전형적인 박리다매 상권인데 그나마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 때는 매출이 15% 정도 올라간다”고 ‘세븐일레븐’ 직원 조성철 씨는 말했다. 7, 9급 공무원 시험과 경찰 시험을 앞둔 7월과 12월에도 매출이 뛰지만 5월과 11월은 상대적으로 비수기에 해당된다.지방에서 올라와 고시원이나 원룸에 거주하며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주로 포장마차나 고시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9급 공무원시험을 준비 중인 김지유(27,여)씨는 “포장마차는 토스트, 핫도그, 햄버거, 컵밥 등 다양한데 2,000~3,000원으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맥도날드 앞에서부터 베리타스고시학원 앞까지 50미터 정도 이어지는 포장마차에서는 분식류 뿐만 아니라 식사 대용으로 제격인 다양한 음식을 팔고 있었다. 특히 쌀국수, 볶음밥, 컵밥 등 인기 메뉴는 5~10명 정도 줄을 서서 기다려야 먹을 수 있다. 이곳에서 토스트 등을 파는 이 모씨(50대,여)는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학생들 때문에 각지의 사투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중국인 관광객까지 찾아오고 있다”며 하루 매출은 80만원 안팎이라고 전했다.어깨를 부딪힐 정도로 풍부한 유동 인구를 자랑하는 대로변은 최근 권리금 시세가 많이 떨어졌다고 한다. D공인중개사 관계자는 “5년 전까지만 해도 대로변 권리금이 4~5억씩 붙었었는데 지금은 반토막난 매장도 많다”며 “한때 많이 생겼던 화장품이나 의류매장들이 경기 부진으로 문을 닫았고 요즘 유행한다는 커피전문점은 1층 임대료가 비싸 2층으로만 들어가려 한다”고 했다. ‘T월드’ 직원 김영준(28) 씨는 “업종에 따라 차이가 크다”며 “대체로 식음료 등 먹는 업종은 살아남는 것 같고 패션이나 판매 업종은 간판이 자주 바뀐다”고 말했다. 맥도날드나 파스쿠치 매장은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성업중인데 반해 그 밖의 업종은 영업 유지 기간이 길지 않다는 것이 대로변 점주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areayou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