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잉락 친나왓 전 총리가 쌀 수매 정책과 관련된 업무 방기로 탄핵당했다.
쿠데타 이후 군부 주도로 구성된 과도의회인 국가입법회의(NLA)는 23일 잉락 전총리가 재직 시절 고가 쌀 수매 정책에 따른 재정 손실과 부정부패를 알면서도 이를 고치려는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탄핵안을 표결에 부쳐 가결했다.
탄핵안은 재적 의원 220명인 중 찬성 190표, 반대 18표, 기권 및 무효 12표의 압도적 표차로 통과됐다.
잉락 전 총리는 태국 최초의 여성 총리이자 정계에 영향력이 강한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여동생이다. 그는 이로써 쿠데타 직전인 지난해 5월 헌법재판소에 의해 고위 공직자인사와 관련한 권력남용을 이유로 해임된 데 이어, 의회에 의해 탄핵됨으로써 앞으로 5년 동안 정치활동이 금지되게 됐다.
잉락 전 총리는 취임 직후인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농가 소득을 보전하겠다며 고가의 쌀 수매 정책을 시행했다. 이 때문에 발생한 재정 손실은 약 5조원으로 추정된다.
앞서 잉락 전 총리는 22일 의회에서 출석해 “나는 부패하지도 않았고 무책임하지도 않았다”며 이번 심판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쿠데타로 헌정이 중지됐기 때문에 자신에 대한 탄핵의 근거가 될 헌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번 탄핵은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NLA는 헌정 중단에도 자신들이 의회를 대신하기 때문에 탄핵 권한이 있고 이는 전직 고위 공직자에게도 적용된다며 탄핵을 추진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쌀 수매 정책과 관련해 잉락 전 총리를 부정부패, 업무 방기 등의 혐의로 기소할 예정이다.
검찰총장실 관계자는 의회의 탄핵 투표 직전 잉락 전 총리의 혐의에 대해 충분한 증거와 증인을 확보했다며, 그를 형사 기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총리직에서 물러난 잉락 전 총리에 대한 탄핵과 기소는 쿠데타로 정권을 빼앗긴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진영을 와해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