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츠바이짐멘에서 출발한 프리미엄 파노라마 기차는 ‘’몽트뢰를 향해 달린다. 이 파노라마 여정을 위해 풍경이 디자인된 듯한 기분에 젖게 되는데, 사랑스러운 풍경이 연달아 등장한다.
초록 들판 위에 소가 풀을 뜯고, 짙푸른 초원이 펼쳐지고, 전통 목조 가옥인 샬레가 완만한 언덕에 포근히 기대어 있고, 이 모든 것이 웅장한 알프스 봉우리와 대조를 이룬다.
▶제네바호수(레만호)가 반기는 츠바이짐멘發 열차= 하이라이트는 마지막에 등장하는 법. 몽트뢰 직전에 햇살이 부서지는 레만(Léman)호의 환상적인 뷰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기차는 여유롭게 언덕을 따라 구불구불 내려가고, 레만호 지역의 지중해풍 분위기가 물씬 풍겨온다.
“스위스는 가을이지.” 츠바이짐멘(Zweisimmen)에서 몽트뢰(Montreux)까지 운행되는 골든패스 익스프레스(GoldenPass Express) 파노라마 구간은 스위스의 다채로운 아름다움과 문화적 다양성을 보여주는 절경 루트다.
서울, 부산, 대전, 광주, 제주 모두 폭염 속에 시달리고 있지만 9월의 희망을 품고 그곳을 절경을 프리뷰해보자.
▶‘사랑의 불시착’ 유람선=그림엽서 같은 스위스를 발견하려면 반드시 유람선에 올라봐야 한다. 편안한 유람선 위에서 물가의 환상적인 명소를 감상할 수 있다. 대표적인 유람선(SGV)을 소개한다. 현대적인 디아망(MS Diamant)에서의 런치 크루즈든 앤티크한 패들 보트 위에서 즐기는 로맨틱한 선셋 크루즈든 꼭 한 번쯤은 경험해 봐야 할 체험이다.
툰(Thun) & 브리엔츠(Brienz) 호수 크루즈는 인터라켄(Interlaken) 양 옆으로 펼쳐진 툰 호수와 브리엔츠 호수를 구경시켜준다. ‘사랑의 불시착’ 코스이다.
취리히 유람선에서는 리마트(Limmat) 강은 물론 호수 구석구석까지 매일 다양한 정기 운항 스케줄(1.5시간에서 4시간까지)을 운항하고 있으며, 날씨와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승객들은 깔끔하게 관리된 증기선이나 모터보트, 리마트 보트에 올라 편안하고 여유롭게 스쳐가는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한다. 퐁뒤 크루즈, 증기선 디너, 브런치 유람선 등 테마크루즈도 운항한다.
▶증기열차와 빙하의 추억= 알프스 산을 달리는 푸어카 증기 기차는 스위스의 증기 기차 황금기로 시간 여행을 떠난다. 발레(Valais) 주의 레알프(Realp)에서 출발하는 여정으로 중앙 알프스의 웅장한 산세를 지나 빙하특급(Glacier Express)의 역사적인 철로 일부를 달리며 오버발트(Oberwald)까지 그 여정을 이어간다. 중간 지점인 푸어카 역에서는 해발고도 2,160m에 달하는 구간 상 가장 높은 지점에 오르게 된다.
▶손때 묻지 않은 곳으로 가는 기차= 때로는 목적지까지 살짝 돌아가는 것이 더 좋은 경우가 있다. 뢰취베르크를 넘나드는 산악 라인은 베르너 오버라트(Bernese Oberland)와 발레(Valais) 주를 연결한다.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자연 속을 달리는 열차인 BLS 레기오익스프레스 뢰취베르거(Lötschberger)는 아름다운 경관과 목적지로 보답한다.
지금은 뢰취베르크 산을 관통하는 터널이 개통되어 알프스 종단 루트, 베른(Bern)과 베른과 도모도솔라(Domodossola)를 잇는데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되었지만, 이 터널을 이용할 경우, 뢰취베르크 산악 라인이 품고 있는 면모를 놓치게 된다. 전 세계 철도 애호가들은 뢰취베르크 철로 상의 웅장한 철교, 엔지니어링 구조 및 루프 구간을 높이 평가한다.
▶라인(Rhine) 강 크루즈(바젤 여객 크루즈사)는 항상 고객들에게 바젤과 라인펠덴(Rheinfelden) 사이의 갑문 항로(lock passage), 도시 & 항구 투어, 뮤지컬 퐁뒤 크루즈 등 특별한 체험을 제공한다. 도시 & 항구 투어는 약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라인강 크루즈 투어에서는 바젤 구시가의 매력적인 건물, 바젤 대성당, 성 알반(St. Alban) 인근 고대 도시 성곽, 국경의 삼각지대까지 닿는 클라인 바젤 라인(Kleinbasle Rhine) 해변, 수많은 제품들이 드나드는 바젤 라인(Basel Rhine) 항구 등을 볼 수 있다.
2시간 30분이 소요되는 라인 갑문 항로 크루즈는 바젤과 라인펠덴 사이의 라인 강을 따라 진행된다. 아우그스트(Augst)와 비르스펠덴(Birsfelden)에 있는 두 개의 갑문은 스위스는 물론 독일과도 닿아있다. 운항 중 배는 카이저아우그스트(Kaiseraugst)와 과거 로마의 도시였던 아우구스타 라우리카(Augusta Raurica) 등 몇 군데의 선착장에 정박한다.
▶우체부 버스= 스위스에는 ‘포스트버스(Postbus)’가 있다. 알프스 마을 곳곳까지 우편을 배달하기 위한 버스이지만, 대중교통편을 제공하기도 한다.
중앙 알프스 고갯길(Central Alps Passes)은 샛노란 포스트버스를 타고 스위스 알프스 고겟길을 달리는 코스다. 네 개의 고갯길을 하루 만에 넘는 여정으로, 총 고도 10,366m를 오른다. 그림젤(Grimsel) 고개에서 승객들은 과거 저수지로 사용되던 반짝이는 호수와 그 호수에 비친 풍경들과 마주한다. 스위스에서 차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 누페넨(Nufenen)에서는 심박수가 빨라진다. ‘알프스 고개의 왕’이라는 별명이 붙은 고타드(Gotthard)는 로마 제국(Roman Empire) 시대부터 중요한 알프스 종단길 역할을 해왔다. 수스텐(Susten) 고개로 가는 길에는 25개 이상의 교량을 지나며 많은 터널을 통과한다. 인터라켄(Interlaken) 근교의 작은 마을, 마이링엔(Meiringen)에서 출발해 그림젤, 누페넨, 고타드, 수스텐 고개를 차례로 돌고, 다시 마이링엔으로 돌아오는 여정이다. 하루가 꼬박 걸린다. 중간중간 고갯길에 정차하여 하차할 수 있는 시간도 갖는다.
▶농장 버스, 어느새 이탈리아까지= 팜 익스프레스(Palm Express)에 오른 승객들은 엥가딘(Engadin)의 인상적인 빙하부터 루가노(Lugano)의 사랑스러운 야자나무까지 다양함으로 가득한 네 시간의 파노라마 버스 여행을 즐기게 된다. 말로야(Maloja) 고개를 지난 후 버스는 발 브레갈리아(Val Bregaglia) 계곡을 향해 구불구불 이어 내려간다. 스위스와 이탈리아의 국경을 넘어 잠시 더 달리면 아름다운 이탈리아 마을 치아벤나(Chiavenna)에 도착한다. 여정의 목적지는 티치노(Ticino)의 주요 도시 중 하나이자 지중해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루가노다. 구간은 생모리츠(St. Moritz)–메나지오(Menaggio)–루가노(Lugano)이다.
▶농촌기차, 가을 샬레의 미학 “이게 스위스지”= 보랄펜 익스프레스(Voralpen-Express)는 스위스의 완만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구간으로, 물결 모양의 언덕, 그림 같은 마을, 사랑스러운 과수원이 등장한다. 보랄펜 익스프레스는 동부와 중부 스위스를 여행하는 가장 아름다운 방법이다.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등록된 수도원 구역으로 유명한 동부 스위스의 도심지, 생갈렌(St. Gallen)에서 출발해 99m 높이의 지터(Sitter) 고가 철교와 토겐부르그(Toggenburg) 구릉지대를 지난다. 라퍼스빌(Rapperswil)과 로텐투름(Rothenthurm)의 인상적인 습지대를 지나 루체른 호숫가의 역사적인 도시, 루체른에 2시간여만에 도착한다.
▶급경사 기차, 아로자= 쿠어(Chur)를 가로지르는 기차 여행은 여유롭게 출발한다. 하지만 도시의 경계를 지나자마자 빨간 기차가 아로자를 향해 해발고도 1,775m의 산을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한다. 아로자 라인(Arosa Line)은 26km 지점에서 고도 1,000m에 다다른다. 여기서 마치 트램처럼 쿠어 지역을 구불구불 달린다. 도시 성곽, 말테즈(Maltese) 타워, 오버토르(Obertor) 게이트를 지나다가 금세 샨피그(Schanfigg) 산의 빚어내는 태초의 자연 풍경을 가로지른다. 아로자에 도착하기 직전 기차는 랑비서(Langwieser) 철교를 지나는데, 아래로 플레수르(Plessur) 강이 흐른다. 마치 하늘을 나는 기분이 든다.
▶고공 파노라마 기차= 트레노 고타르도는 120년이나 된 고타드 파노라마 철로를 달려 스위스의 햇살 가득한 코너에 닿는데, 매시간 운행된다. 이 파노라마 구간은 웅장한 산봉우리와 짙푸른 호수 풍경을 달려 야자수 나무와 화려한 저택으로 지중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남국까지 이어진다. 분주한 도시, 유서 깊은 건물, 다채로운 자연과 레저 액티비티, 이 모든 것을 트레노 고타르도에서 체험해 볼 수 있다. 스위스의 다채로움을 기차 한 번에 훑는 셈이다. 식당칸과 패밀리 공간을 갖추고 새롭게 단장한 기차로 취리히(Zurich), 바젤(Basel), 루체른(Luzern)에서 출발해 로카르노(Locarno)까지 연결되는데, 매시간 운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