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새벽 엔비디아 1분기 실적 발표
엔비디아 납품 수혜받는 SK하이닉스 '신고가'
증권가 “삼성전자 수혜 기대감 여전”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최대 큰손’인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삼성전자 주주들도 덩달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엔비디아 실적에 따라 삼성전자 등 각국 반도체 대장주의 주가 방향도 달라질 수 있어서다. 엔비디아는 현지시간 22일, 한국시간으로는 23일 새벽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거래일보다 0.64% 상승한 953.86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고치다. 앞서 3월25일 기록했던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950.02달러)를 약 두 달 만에 돌파했다. 월가에선 엔비디아가 올 1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해 이른바 '천비디아'를 달성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스티펠, 바클레이스, 베어드 등은 전날 엔비디아의 목표 주가를 각각 1085달러, 1100달러, 1200달러로 상향한 상태다.
국내 투자자들의 이목도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향한다. 그간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때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주들도 덩달아 실적 기대감이 커지면서 강세를 달리는 흐름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3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에서 삼성전자의 HBM 기술을 언급하며 주목하자 삼성전자는 하루 만에 5%대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메모리 세계 1위이면서도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용 HBM을 납품하지 못하면서 AI 반도체 열기에서 소외돼 있다. 엔비디아에 먼저 납품하는 데 성공한 SK하이닉스가 22일 장중 19만7600원까지 치솟으면서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운 흐름과 대조적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주식 커뮤니티엔 "엔비디아가 실적 발표하면서 삼성전자의 HBM 채택 멘트를 해줬으면 좋겠다" 등 주주들의 기대감을 담은 게시글도 잇따르고 있다.
증권가 역시 국내 양대 반도체 주식에 분산 투자하는 전략을 조언한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우의 조합이 대표적이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AI 역량에서 SK하이닉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는 것일 뿐 실적 턴어라운드 자체에 대한 의심은 적다"며 "현금흐름 전망치가 개선될 때 우선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것이 확인된 만큼 우선주가 전술적 관점에서 나쁘지 않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