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고발한 ‘저축은행 작업대출’ 사건

대출 실행해준 은행원은 실형 선고 받아

양 후보도 브로커 개입 가능성…“일반인은 몰라”

사기·공문서위조 적용?…이복현 “명백한 불법”

양문석 대출 닮은꼴?…브로커 낀 작업대출, 실형 선고도 [머니뭐니]
대구 수성새마을금고에서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 자녀의 ‘편법 대출 의혹’ 현장검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 시민이 새마을금고를 들여다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의 새마을금고 편법 대출 의혹이 확산하면서 앞서 금융감독원이 조사했던 ‘작업대출’ 사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4일 새마을금고중앙회와 금감원은 양 후보의 새마을금고 편법대출 의혹과 관련해 양 후보 딸과 대출 모집인을 수사기관에 통보하기로 했다. 두 기관은 (양 후보 딸 명의로 받은) 개인사업자 대출의 용도 외 유용, 허위증빙 제출, 부실 여신심사 등 위법·부당 혐의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번 불법 대출이 앞서 2022년 저축은행의 작업대출과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당시 금감원은 위법 소지가 의심되는 사건에 대해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했다.

이호진 중소금융검사2국장도 이날 검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대구 수성새마을금고에서 지급된 개인사업자대출은 과거 저축은행 작업대출 마찬가지로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및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을 우회하기 위해 위법 부당하게 지급된 혐의가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불법 작업대출 사건 당시 금감원 고발을 받아 수사한 인천지검은 지난해 4월 불법 작업대출을 공모한 한 저축은행의 전 주택금융팀장 A씨와 대출브로커 대표 B·C씨를 구속 기소했다.

담보인정비율(LTV) 규제가 강화된 일반 가계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개인사업자의 주택담보대출은 주택가격의 95%까지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해 발생한 사건이었다.

이들은 2020년 4월부터 2022년 9월까지 다수의 대출희망자를 모집한 후 개인사업을 영위하는 것처럼 허위 서류를 꾸며 대출을 신청하고 실행해주는 불법 작업대출을 벌인 혐의를 받는다.

대출과정에서 해당 저축은행은 총 대출액의 2%를 수수료로 대출브로커들에 제공했다. 그 대가로 B·C씨는 A씨에게 대출액의 약 0.03% 이상의 금품을 챙겨줬다. A씨가 받은 뒷돈은 1억7000만원에 달했다.

양문석 대출 닮은꼴?…브로커 낀 작업대출, 실형 선고도 [머니뭐니]
저축은행 불법 작업대출 범행 개요도 [인천지검 자료]

법원에 넘겨진 A씨는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B씨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C씨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았다. A씨와 B씨는 판결에 불복, 현재 대법원에서 상고심이 진행되는 중이다.

양 후보도 이런 대출브로커를 끼고 사업자대출을 받았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양 후보는 2021년 대구수성새마을금고에서 20대 장녀 명의로 11억원의 사업자대출을 받을 때 통신판매업 사업자등록증과 폐업한 업체에서 5억원대 물품을 구매한 내역서 등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마을금고 측의 제안으로 사업자대출을 받았다는 양 후보와 이를 부인하는 새마을금고 간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대출브로커를 통해 허위 증빙서류를 조작해 사업자대출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반인들은 잘 모를 방법들을 활용한 것을 보면 대출브로커가 설계해 준 것 같다”며 “윗선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브로커를 끼고 사업자대출로 돈을 빌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양 후보 장녀가 사업을 할 의도가 없었는데도 허위 증빙서류로 사업자대출을 받았다면 사기죄나 공문서 위·변조 혐의를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공문서 위·변조시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도 있다.

한편 이복현 금감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주택 구입 목적으로 사업자대출을 받았다면, 편법이 아니라 명백한 불법”이라며 “좌고우면하지 않고 검사 인력을 신속하게 투입해서 실체를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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