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할부 이자 수익 32% 증가

연체율·조달비용 상승 탓

장기할부 프로모션·부분 할부 서비스 인기

무이자 할부 혜택 대폭 줄인 카드사, 할부 이자로만 3조 벌었다[머니뭐니]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지난해 카드사들이 무이자할부 혜택을 대거 축소하면서 할부에 따른 이자수수료로만 3조원 넘게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8개 전업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카드)가 거둬들인 할부카드수수료수익은 3조1734억원으로, 2022년(2조4138억원)보다 31.5%(7596억원) 불어났다.

이 같은 할부 이자 수익 확대는 카드사의 총 수익이 성장하는 데도 기여했다. 지난해 카드사들이 거둔 총수익은 26조7889억원으로 전년 대비 3조3281억원 증가했는데, 가맹점수수료수익은 5968억원, 이자수익은 2521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카드사들은 속속 무이자 할부 혜택을 대폭 줄였다. 당장 연체율 상승에 따라 비용이 늘어나면서 여력이 없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카드사 연체율은 1.63%로 전년 말(1.21%) 대비 0.42%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카드론 등 카드대출채권 연체율이 3.67%로 같은 기간 0.69%포인트 뛰었다. 이에 카드사가 지불한 대손비용은 1조1505억원 더 늘어났다.

조달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지난해 여전채 금리가 4% 초반~3% 후반의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탓에 카드사들이 지출한 이자비용은 1년 동안 1조1231억원이나 불어났다. 총수익에서 총비용을 뺀 전업 카드사 순이익은 2조5823억원으로, 같은 기간 239억원 감소했다. 전업 카드사 순이익은 2021년 2조7138억원, 2022년 2조6062억원으로 감소세다.

이에 카드사들은 장기 무이자할부부터 축소했다. 가맹점별로 2~3개월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6개월 이상 무이자할부는 찾아보기 어렵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개월 기준 카드할부수수료율은 가장 낮은 곳이 7.90%, 높은 곳은 11.00%에 달했다. 할부 기간을 최대로 했을 때 부과되는 수수료율 또한 가장 낮은 곳이 18.50%, 높은 곳은 19.95%로 법정최고금리(20%) 턱밑 수준이었다.

무이자 할부 혜택 대폭 줄인 카드사, 할부 이자로만 3조 벌었다[머니뭐니]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대신 카드사들은 개별 카드나 가맹점에 한해 프로모션을 진행하거나 아예 할부 전용 카드를 내놓고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부분 카드사들도 일부 업종에 대해 2~3개월 할부를 진행하거나, 큰 돈이 드는 업종에 한해 10~12개월 부분무이자할부를 제공하고 있다.

롯데카드의 경우 이달 30일까지 ‘네이버페이 쇼핑엔로카’ 카드로 네이버페이 가맹점에서 30만원 이상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면 12~24개월 장기할부를 무이자로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기본 혜택은 유이자 장기할부를 이용할 경우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것으로, 이벤트 기간이 끝나면 유이자 할부 수수료가 적용된다.

별도 할인·적립은 없지만 무이자 분할 납부가 가능한 카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카드가 2022년 출시한 ‘로카 나누기 카드’는 일시불 결제 후 디지로카앱을 통해 본인의 자금 상황에 따라 수수료 없이 분할해 납부할 수 있다. 3만원 이상 결제하면 3개월, 30만원 이상인 경우에는 3~6개월로 나눠낼 수 있으며, 오는 9월까지는 100만원 이상인 경우 기존 3~6개월에 10개월까지도 나누어 납부할 수 있는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일시불로만 결제 가능한 해외 이용금액까지도 나눠 낼 수 있다.

국민카드의 ‘BeV Ⅸ 대한항공 카드’도 전 업종에 대해 2~3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항공사 마일리지 적립, 쿠폰서비스 제공 등을 위해 내는 제휴 연회비가 100만원인 프리미엄 카드다.

비씨카드는 페이북 앱을 통해 ‘라이트 할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비씨카드 및 회원사 발급 카드 개인고객이라면 상품에 관계 없이 모두 이용할 수 있다. 2~3개월까지는 할부수수료가 무료이며, 12개월 할부하더라도 3개월은 수수료를 내고 최대 9개월까지 무이자 할부를 이용할 수 있다.

현대카드는 백화점, 여행·항공, 병원, 대학 등록금 등 업종별 최대 3개월 무이자 및 12개월 부분 무이자 할부 정책을 운영 중이다. 우리카드도 차량정비 및 유지, 가구·가전 등 목돈이 드는 업종에 대해 10개월 부분무이자할부는 1~3회차 유이자, 4~10회차 무이자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12개월 부분무이자할부는 1~4회차 유이자, 5~12회차 무이자로 할부할 수 있다.

삼성카드는 14개 생활업종 부문 중 가맹점에 한해 2~3개월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대학등록금의 경우 ‘6·10·12개월 다이어트할부’ 정책으로 할부 기간의 반절 가량을 무이자로 납부할 수 있다.

업권 관계자는 “부분무이자할부 정책은 카드사 상황에 따라 매달 달라진다”면서 “올해 3월 기준 카드업계 무이자할부 혜택은 전반적으로 전년 대비 감소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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