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 한맥, 생맥주 출사표
켈리는 작년 4월 출시 이후 점유율 확대
클라우드 계승한 크러시, 작년 11월 등장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오비맥주가 한맥(HANMAC)의 재기를 노리고 있다. 카스·테라가 구축한 양강 구도 속에서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오비맥주는 듀얼(서브) 브랜드 제품의 점유율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작년 4월 하이트진로가 켈리(Kelly)를 출시한 뒤 공격적으로 점유율을 높인 가운데 지난해 말 크러시(Krush)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여기에 한맥이 생맥주를 앞세우며 재도약을 꾀하고 있다.
출시일 기준으로 가장 오래된 제품은 한맥이다. 오비맥주는 2021년 2월 고품질 국산 쌀을 사용한 한맥을 출시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할 라거를 찾기 위해 시작한 ‘대한민국 대표라거 프로젝트’의 결과였다. 하지만 출시 직후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 다음으로 켈리가 지난해 4월, 같은 해 11월 ‘클라우드(Kloud)’의 올몰트(100% 보리)를 계승한 크러시가 출시됐다.
업계는 현재 주류 시장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브랜드로 켈리를 꼽는다. 하이트진로는 켈리 출시 직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배우 손석구 씨를 모델로 발탁해 인지도를 높이며 출시 99일 만에 판매량 1억병을 돌파했다. 그리고 반년 만에 2억병을 넘겼다. 테라와 켈리 듀얼 브랜드 전략은 회사의 전체 맥주 부문 성장을 견인했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켈리의 소매점 매출액은 1319억원이었다. 카스(7933억원), 테라(2208억원)에 이어 국내 맥주 중 세 번째로 높았다.
크러시와 한맥도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각각 아이돌 에스파 멤버 카리나 씨와 배우 수지 씨를 앞세워 광고 효과를 극대화했다. 크러시 출시 이후 롯데칠성음료의 맥주 매출은 46% 늘어났다. 1월 말 입점을 시작한 편의점에서는 500㎖ 캔 제품 기준 85% 이상의 분포율을 보였다. 한맥도 이달부터 전국 생맥주 취급 매장에 순차적으로 한맥 생맥주를 판매 중이다.
켈리는 차별화된 원료와 공법을 강조하고 있다. 덴마크 북대서양 해풍을 맞으며 자란 프리미엄 맥아 100% 사용하고, ‘더블숙성공법’으로 두 번의 숙성 과정을 거친 라거라는 점을 내세웠다. 첫 맛은 부드럽고 끝 맛은 강렬한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켈리의 콘셉트를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맥주병에 처음으로 호박색(앰버)을 적용했다.
크러시도 미각과 시각의 차별화를 강조한다. 맛에서는 분리추출한 ‘유러피안 홉’과을 사용하고, 일반적인 맥주 양조법보다 홉의 투입 시점을 늦춘 ‘홉 버스팅’ 기법을 통해 청량함을 살렸다. 맥주병 역시 청량한 탄산감을 형상화한 숄더리스(shoulder-less)병을 도입했다.
한맥은 ‘생맥주’라는 키워드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부드럽고 밀도 높은 거품을 강조한 ‘한맥 엑스트라 크리미 生(생)’을 통해서다. 특수하게 제작한 ‘스페셜 마이크로 크림 탭’을 적용해 크림을 한층 더 부드럽게 구현했다. 또 밀도 높은 거품으로 맥주와 산소가 접촉하는 것을 최소화했다. 한맥 전용잔에도 오비맥주만의 기술력이 들어갔다. 잔 안쪽에는 한맥 로고를 양각으로 새겨 기포를 극대화했다.
3사는 앞으로 각각의 특장점을 앞세우며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올해 신규 슬로건인 '더블 임팩트 라거-켈리' 콘셉트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적극 펼쳐 메가브랜드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기존 맥주와 선을 긋는 새로운 맥주 크러시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키 위해 이미 선보인 플래그십 스토어, 팝업스토어를 넘어선 다양한 프로모션을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현재 한맥 생맥주를 취급하는 매장은 전국 100군데 정도가 있는데 올해 적극적으로 영업을 해 10배 이상 늘릴 예정”이라며 “한맥 모델 수지 씨와 함께하는 캠페인을 다음주에 선보이고, 여의도 IFC몰에도 팝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