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은 노후단지 안전진단 페지
준주거 종상향, 공공기여 15%→10%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서울 강북권 노후 아파트 단지가 밀집된 상계·중계동 일대가 신도시급 아파트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재건축 속도를 높이고 사업성을 개선하기 위해 준공 30년이 넘은 단지에 안전진단을 없애고, 종상향과 용적률 인센티브 등을 제공키로 했다.
서울시는 26일 오세훈 시장 주도로 ‘도시 대개조 프로젝트 2탄, 강북권 대개조-다시 강북 전성시대’를 발표하며 강북권의 주거지에 대한 파격적인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와 인센티브 제공으로 개발지역을 확대하고 정비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우선 1970~80년대 많은 시민의 삶의 터전이었으나 지금은 낡고 쇠락한 상계‧중계‧월계 등 대단지 아파트를 ‘신도시급’으로 변화시킨다. 이를 위해 30년이 넘은 노후단지는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 착수가 가능하게 한다.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체 182만6886채 가운데 준공 30년을 넘긴 단지는 총 50만2820채다. 특히 노원구의 경우 16만3136채 중 9만6159채의 아파트(58.9%)가 준공 30년을 초과해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그 비중이 가장 높다.
서울시는 재건축 사업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정비계획 입안절차와 신속통합자문을 병행해 기존 신통기획보다도 사업기간을 1년 가량 단축시키기로 했다. 서울시가 정비계획 수립 단계부터 제시하는 신속통합기획을 통하면 각종 인허가 절차 지원을 받아 정비구역 지정까지 걸리는 시간이 기존 5년에서 2년여로 단축되는데, 이보다 더 짧은 시간에 정비사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시는 127개 단지 약 10만 가구가 빠른 시일 내 정비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용적률 혁신을 통해 사업성도 개선한다. 이를 위해 역세권을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하고, 공공기여도 기존 15%에서 10%로 축소한다. 높은 용적률로 재건축이 불가했던 65개 단지, 4만 2000여 가구에 대해선 용적률을 기존보다 1.2배 상향해 사업추진을 돕는다.
재개발 요건인 ‘노후도’도 현행 전체 건축물의 67%에서 60%로 완화한다. 신축빌라가 우후죽순 지어지며 노후 주거지 전체 건물의 3분의 2라는 노후도 여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한 결과다. 아울러 시는 폭 6m 미만 소방도로를 확보하지 못한 노후 저층주거지도 재개발 대상에 포함할 계획이다. 이 경우 개발가능지역이 현재 286만㎡에서 800만㎡로 2.8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
고도지구 및 경관지구 내에 있어 기존 정비사업만으로 개선이 어려웠던 주거지에는 새로운 정비방안 이 마련된다. 높이 제한으로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던 자연경관‧고도지구는 ‘산자락 모아타운’으로 특화 정비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자연경관지구 내 3개 사업지(강북1·강서2)에서 모아타운이 추진 중이다.
높이 제한의 경우 자연경관지구는 기존 3층에서 약 7층(20m)까지, 고도지구는 20m에서 최대 45m까지 상향한다. 대표적으로 북한산 일대가 수혜를 받을 예정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6월 '신(新) 고도지구 구상(안)'을 발표하고 연말까지 의견을 수렴했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고도지구 등 전면 개편을 위한 용도지구(고도지구·특화경관지구) 결정 변경안’은 지난 1월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수정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