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프트 공연 유치전 가열
태국, 싱가포르 독점 콘서트 조건 까발려
‘스위프트노믹스’…공연 만으로 경제 효과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을 유치하기 위해 각국 정부들까지 직접 나서고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 스위프트 측에 독점 공연을 유치하려고 웃돈까지 지급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21일 AFP통신 등 외신과 현지 매체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싱가포르 정부는 스위프트 콘서트 유치를 위해 추가금을 지급했다고 전날 밝혔다.
싱가포르 문화부와 관광청은 공동 성명에서 당국이 콘서트 주최사인 AEG와 직접 협의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공연 유치를 위해 지급한 금액, 동남아시아 지역 독점 공연 조건 등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AFP에 “독점 공연 요청이 드문 일은 아니지만 아티스트가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그리 흔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스위프트 동남아 공연, 싱가포르가 유일…태국 총리도 관심
‘에라스 투어’라는 이름의 월드투어를 진행 중인 스위프트는 다음 달 초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6차례 공연이 예정돼 있다. 이 공연을 통해 관객 약 30만명이 싱가포르 공연장을 찾을 예정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에라스 투어’가 열리는 나라는 이미 도쿄돔 공연을 네 차례 치른 일본, 멜버른 공연에 이어 시드니 공연을 앞둔 호주 그리고 싱가포르 뿐이다. 특히 스위프트의 ‘디 에라스 투어’가 동남아에선 유일하게 싱가포르에서만 열린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스위프트의 싱가포르 공연 소식에 이웃 국가에서도 스위프트 공연을 자국에서도 유치하려는 등 적극적인 구애가 펼쳐지고 있다.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는 스위프트 공연이 동남아에서 유일하게 싱가포르에서만 열리는 것이 싱가포르 정부 지원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6일 열린 비즈니스포럼 행사에서 “싱가포르 정부가 스위프트 콘서트 동남아 독점권을 대가로 공연당 200만∼300만달러(26억7000만∼40억원)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타위신 총리는 스위프트 공연을 여는 엔터테인먼트사 AEG와의 대화에서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됐다며 스위프트의 콘서트를 유치하기 위해 재정적 지원을 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스위프트노믹스’ 효과…북미 월드투어로만 이미 1조원 매출
스위프트는 지난 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66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네 번째 ‘올해의 앨범’ 트로피를 받은 당대 최고 팝스타다. 지난해 연예계 인물 최초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올해의 인물’로 단독 선정되기도 했다.
세계 각국이 스위프트 공연을 개최하려는 데 사활을 거는 배경에는 스위프트가 가져오는 막대한 경제적 이익이 있다. 스위프트 공연이 열리는 지역마다 글로벌 투어가 연일 매진을 기록하면서 매출이 폭증했다. 이 때문에 스위프트가 가는 곳마다 경제 파급력을 일으킨다는 의미로 ‘스위프트노믹스’(스위프트+이코노믹스)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현재 진행 중인 ‘에라스 투어’ 역시 지난해 11월까지 북미·남미 투어 60회 만으로, 매출 10억달러(약 1조3275억원)를 돌파했다고 미국 공연 산업 전문지 폴스타는 전했다. 전 세계 대중음악 콘서트 투어 벌어들인 매출 사상 최초 기록이다.
일본 재팬타임즈 등에 따르면 지난 7~10일엔 일본 도쿄돔에서 나흘 연속 네 차례 열린 공연에서도 관객 22만명을 불러모았고, 도쿄에만 창출되는 경제 효과는 약 341억엔(약 3036억원)에 달한다.
같은 달 스위프트가 16~17일 양일간 호주에서 연 멜버른 크리켓 그라운드에서도 약 19만2000명의 팬들이 몰렸다. 이는 회당 9만6000명 규모의 공연으로, 스위프트 역대 공연 중 1회 최다 관객 기록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스위프트 공연을 보기 위해 주변국에서도 팬들이 몰려 숙박, 관광 등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스위프트 공연이 8개월이나 남았지만 공연장 인근 주요 호텔은 모두 예약이 마감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싱가포르 당국은 “스위프트 공연이 싱가포르 경제에 상당한 이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