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美 경제 2.4% 성장 전망…中·EU는 침체

달러 가치 10% 오르면 신흥국 경제 1.9% 둔화

고금리·강달러에 신흥국 차입비용도 늘어

‘나홀로 질주’ 美 경제...세계 경제에 이득일까 [세모금]
다우존스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3만8000포인트를 돌파한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 모습[AFP]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둔화세를 보이는 가운데 미국의 나홀로 성장이 신흥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 편중된 성장이 장기적으로는 미국 스스로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됐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경제는 지난해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경제 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세계 경제 성장을 위해 미국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 경제는 강력한 지표를 쏟아내고 있다. 지난 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율 3.3%를 기록했다. 증시에서는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와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 경신을 거듭하고 있다. 실업률은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미국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중국은 경제 침체에 빠져 있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탈하면서 증시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21년 초 고점 대비 중국 증시에서 7조달러 가량이 증발했다.

유럽에서는 주요 국가인 영국과 독일이 경기 침체에 빠지면서 유로존 전체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 14일 가브리엘 마크로프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위원회 위원은 “유로존 경제는 단기적으로 긴축적인 자금 조달 여건, 기업 및 소비자 신뢰 약화, 낮은 해외 수요로 침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는 올해 세계 대부분의 지역, 특히 중국과 유럽의 경제를 계속 능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6일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는 올해 미국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2.4%로 상향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은 미국 경제의 확장을 이유로 들며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3.1%로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과 나머지 국가의 경제성장간 괴리감이 커질수록 세계 경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연초 미국의 소비자 물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불거졌고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사라졌다”면서 “미국의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달러로 돈을 빌린 신흥국에겐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견조한 미국 경제는 달러 가치를 끌어올리고 이는 또다시 신흥국에겐 부담으로 돌아온다. 주요 6개국 통화와 비교해 미국 달러의 평균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2020년 말 90포인트 선에서 현재 104포인트 선으로 15%가량 상승했다. 지난해 금리 인하 기대감에 달러 가치가 소폭 하락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IMF의 분석에 따르면 달러 가치가 10% 절상할 때 1년 뒤 신흥국의 경제 성장률은 1.9% 하락한다. 강달러가 달러를 통해 교역을 하고 달러 빚을 갚아야 하는 신흥국의 무역 지수, 신용도 등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과 유럽의 경제가 더욱 악화될 경우 미국 경제 역시 성장 동력을 잃을 수 있다. 미국이 생산하거나 제공하는 상품 및 서비스를 구매할 구매력이 약화되고 미국에 투자할 수 있는 해외 자금이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의 경제는 순전히 국내 경제에 의해 주도되는 것은 아니다”며 “다른 거대 경제국의 약세는 미국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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