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글로벌 미착공 현장 가보니
“착공 현장은 미분양 리스크 해소”
“미착공 사업장도 연내 본 PF 전환”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지난 1일 오전 대전 중구 선화동 한 모텔촌. 아직은 노후화된 시가지 모습이 남아 있지만 이곳은 최고 49층, 998가구 규모의 ‘선화동 3차 주상복합’이 들어설 곳이다. 이 사업 예정지는 이미 다른 고층 건설 현장으로 둘러싸였다. 주변은 이미 고층 주상복합을 준공했거나, 한창 건물을 지어 올리는 단계다. 이날 만난 코오롱글로벌 주택영업팀 관계자는 “이미 주변 6개 단지 중 4개 단지가 분양을 완료했고, 향후 개발이 마무리되면 선화동 신흥 주거타운을 완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청량리, 은평 뉴타운처럼 ‘천지개벽’할 현장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최근 건설사 미착공 사업장에 대한 유동성 우려가 고조되며 시장의 우려가 집중되고 있는 코오롱글로벌은 이날 “현장 상황은 다르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최근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절차에 돌입하면서 전국 곳곳의 공사 현장이 중단 위기에 처하자 코오롱글로벌 또한 요주의 대상에 올라 있는 상태다.
일부 신용평가사 보고서에서는 타 업체들의 PF 우발채무 차환 불확실성을 지적하며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했고, 거론된 건설사들은 태영건설 수준의 위기에 처한 것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각 건설사의 현장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않고 단순히 숫자 만을 보고 도매금 취급을 한 것이란 주장이다.
실제로 코오롱글로벌의 경우 PF 우발채무가 있는 사업장 중 착공 현장의 분양률은 97.7%다. 사실상 미분양 우려를 해소, 리스크를 덜어낸 상태다. 일부 후분양 사업장 분양률이 10%대인 A건설사와는 대조적이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미분양이 심각하면 공사비 회수가 안 될 수 있는데, (착공 사업장은) 미분양 사업장이 없어 이런 리스크가 없는 것”이라며 “현재 PF 우발채무 1조1000억원 중 (착공 사업장 우발 채무 규모) 5000억원을 제외하면, 미착공 사업장 보증 규모는 약 6100억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오롱글로벌은 다른 건설사들에 비해 PF 우발채무 미착공 사업장이 총 3곳으로 소수라고 설명했다. 각 사업장의 우발채무 규모는 대전 봉명 2491억원, 대전 선화 2680억원, 울산 야음 920억원이다. 이또한 모두 연내 본 PF로 전환해 리스크를 줄일 계획이다. 통상 브릿지론 단계에서 본 PF로의 전환이 이뤄진 이후 착공, 분양 수순으로 이어진다. 지난 2021년 1월 수주한 봉명동 사업은 보증기관 심사 중으로 이달 중 본 PF로 전환, 내달 착공이 예상된다. 재작년 6월 수주한 선화 3차 사업장은 하반기 중 본 PF로 전환, 10월 착공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두 프로젝트 모두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고 철저한 사업성 분석으로 분양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성 측면에서 보면 봉명동 사업장은 둔산, 도안지구 사이에 위치해 인근 상업지역이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사업장은 작년 10월 오피스텔에서 주상복합으로 사업 변경 인허가를 받았다. 오피스텔 등 비(非)주택에 대한 선호가 줄어든 것을 고려했다. 선화동 사업장은 과거 모텔촌이었지만 이미 6개 단지 중 4개 단지가 분양을 완료하고, 새로운 사업이 완료되면 신흥주거타운으로 거듭나게 된다.
최근 지역 분양시장은 주춤한 분위기지만, 여전히 공급이 부족하다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통상 중견 건설사는 광역시에서 입지를 다지는데, 코오롱글로벌은 대전을 주력 지역으로 삼았다. 대전은 최근 몇 년간 공급 물량이 쏠린 세종과 비교하면, 공급이 많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현재 고금리에 관망하는 분위기지만, 도안지구는 더 이상 공급할 택지가 없어 맞붙은 봉명 사업지로 확장될 것이란 관측 에 분양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이미 장기적으로 비주택 부문의 비중을 늘려가는 추세다. 연간 신규 수주 중 비주택 매출이 2021년에는 3조1000억원 중 8000억여원 수준이었는데, 2023년에는 3조1000억원 중 1조60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또한 현금 흐름을 고려해 풍력발전사업 관련 배당 수익을 늘려가고 있다. 작년 배당수익은 23억원에 그쳤지만 2030년에는 발전용량 확대를 통해 5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회사 관계자는 “기업 수요가 집중된 비주택 사업 공사를 많이 확보하고 있으며, 최근 3년간 수주한 프로젝트는 원가 상승분 반영으로 빠르면 내년 상반기쯤 비주택 사업 수주 효과를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