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씨가 언론 인터뷰 불응 선택할 수 있던 상황이었다”

배우 이선균씨가 경찰의 3차 소환조사가 이뤄진 지난 23일 인천 남동구 인천논현경찰서 정문 앞에서 포토라인에 서서 "다시 한번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것이 고인이 된 배우의 세번째 사과이자 마지막 사과 영상이다. 이씨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19시간에 걸친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 [YTN 보도 갈무리]
배우 이선균씨가 경찰의 3차 소환조사가 이뤄진 지난 23일 인천 남동구 인천논현경찰서 정문 앞에서 포토라인에 서서 "다시 한번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것이 고인이 된 배우의 세번째 사과이자 마지막 사과 영상이다. 이씨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19시간에 걸친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 [YTN 보도 갈무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지난 27일 세상을 떠난 배우 이선균(48)씨가 3차 소환 조사 때 비공개 조사를 요청했으나 거부 당한 것과 관련해 경찰은 취재진의 안전을 고려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28일 청사에서 연 백브리핑에서 지난 23일 마지막 3차 소환을 앞두고 이씨가 변호인을 통해 비공개 조사를 요청했으나 거절한 데 대해 "많은 취재진의 안전을 고려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씨 변호인이 (3차 조사를 앞두고) 경찰서 지하 주차장을 이용해 노출되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많은 취재진이 올 텐데 갑자기 (이씨가)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가게 되면 취재진의 안전사고가 우려됐다"고 덧붙였다.

故 이선균의 빈소가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호에 마련됐다. [사진공동취재단]
故 이선균의 빈소가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호에 마련됐다. [사진공동취재단]

이 관계자는 "모양새가 좋지 않으니 지난번 1∼2차 조사 때 왔던 것처럼 출석하도록 요청했고 변호인도 '알았다'고 답변했다"면서 "이씨가 (경찰서) 정문을 통해 현관으로 들어와도 언론 인터뷰에 응하지 않는 등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씨 측은 이런 해명과 달리 비공개 조사를 거부한 경찰 결정에 수긍하지 않았고, 더는 공갈 사건의 피해자 조사를 미룰 수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경찰 요청에 따랐다는 입장이다.

이씨 변호인은 조사 하루 전인 지난 22일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이씨가 유명인이긴 해도) 경찰이 이미 2차례나 공개 소환을 했다"며 "이번에는 비공개로 소환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받아주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고인은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지난 10월부터 3차례나 '포토라인' 앞에 서 카메라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28일 배우 이선균(48)씨의 사망과 관련 "경찰 수사가 잘못돼서 그런 결과가 나왔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진은 그가 이날 오후 특별 승진 임용식이 진행된 청주 청원경찰서에 들어서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윤희근 경찰청장은 28일 배우 이선균(48)씨의 사망과 관련 "경찰 수사가 잘못돼서 그런 결과가 나왔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진은 그가 이날 오후 특별 승진 임용식이 진행된 청주 청원경찰서에 들어서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그러나 이는 사건 관계인을 미리 약속된 시간에 맞춰 포토라인에 세우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한 경찰 수사공보 규칙에 어긋난다.

경찰청 훈령인 '경찰 수사 사건 등의 공보에 관한 규칙' 제16조 수사 과정의 촬영 등 금지 조항에 따르면 경찰관서장은 출석이나 조사 등 수사 과정을 언론이 촬영·녹화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

다만 불가피하게 촬영이나 녹화될 경우에는 사건 관계인이 노출되지 않도록 대비하고 안전 조치를 해야 한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수사공보 규칙을 어기지 않았다는 입장이냐"는 물음에는 "어겼다, 안 어겼다라고 (단정해서) 말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청주 청원경찰서에서 열린 특별 승진임용식에 참석하면서 기자들을 만나 이 씨 변호인의 3차 소환조사 비공개 요청이 거부된 것에 대해 "수사 관행과 공보 준칙을 이 기회에 되짚어서 문제가 있다면 보완이 필요하지 않겠냐"라며서 "그런 수사를 비공개로 진행했다면 (언론이)그걸 용납하냐"고 말했다.

앞서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씨 측도 지난 5월 2차 소환을 앞두고 "비공개 소환 원칙에 맞게 다른 경로로 출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경찰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반발한 바 있다.


jshan@heraldcorp.com